권말 영조의 ‘主上殿下 八高祖圖’ 내용 중 ‘和敬徽德安純綏福 淑嬪 崔氏’라는 기록을 통해 본서의 최종 작성 시기는 1776년(영조 52)경으로 추정된다. 蝴蝶裝 형태에 주황색 모란당초문 비단으로 書背를 감쌌으며 아청색 모란당초문 비단을 冊衣로 사용하였다. 주색 비단으로 테두리를 두른 有紋 흰 비단 제첨에 표지 서명을 필사하였다. 본문은 별도로 필사한 주홍 인찰공책지 1張에 圖를 작성한 후 본 도서의 각 1면에 부착하였으며 피휘지를 부착한 흔적이 있다. K2-1066, K2-1067과 장황이 동일하다.

본서는 태조대왕에서 영조까지 21명의 팔고조도로, 선조·경종·영조의 팔고조도는 2종으로 작성되어 모두 24종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선조의 팔고조도는 생부모인 德興大院君 李岧와 어머니 하동대부인 정씨를 부모로 하는 1종과 왕위를 승계한 명종과 인순왕후 심씨를 부모로 하는 1종이다. 이와 같이 선조의 팔고조도 2종을 작성한 것은 선조의 혈통과 왕실의 계통을 밝히기 위한 것이다. 경종의 팔고조도는 탄생모인 玉山府大嬪 張氏(장희빈)와 숙종비 인현황후 민씨를 각각 母로 하는 2종이다. 영조는 숙종비 인원왕후 김씨와 탄생모인 숙빈 최씨를 각각 母로 하는 2종이다. 이와 같이 경종과 영조의 팔고조도를 2종 작성한 이유는 왕의 생모가 왕비가 아닌 경우에 선왕의 왕위를 계승한 왕은 어머니도 반드시 왕비여야 정통성이 인정되기 때문이고, 아울러 혈통을 밝히기 위해서 생모를 母로 하는 팔고조도가 작성되었기 때문이다.
왕실 팔고조도의 기록 방식은 제일 하단에 왕을 중심으로 왕의 父와 母를 기록하고, 그다음에는 부모의 부모인 4조, 다시 그 부모의 부모를 기록하는 방식으로, 고조 대까지 30명의 내외 조상을 일목요연하게 수록하였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기록하면 부계는 父·祖·曾祖·高祖 등 4명이고, 나머지 26명은 모측으로 혈연이 연결된다. 본서는 이와 같은 방법으로 태조에서 영조까지 국왕 21명의 팔고조도를 작성하여 조선 왕실의 계통과 혈통을 명백히 밝힌 族圖이다. 수록하는 인물에 대해서는 묘호·존호·휘·성·본관·관작명·봉작명·이름 등을 기록하였다.
본서는 숙종의 후비이자 영조의 생모인 淑嬪 崔氏의 존호가 ‘和敬徽德安純綏福淑嬪 崔氏’로 기록되어 있어 작성 시기를 추정할 수 있다. 즉 숙빈 최씨의 존호 和敬은 1753년(영조 29) 6월 25일, 徽德은 1756년(영조 32) 1월 1일, 安純은 1772년(영조 48) 9월 15일, 綏福은 1776년(영조 52) 1월 7일에 존호를 올린 것이다. 그리고 영조는 1776년 3월 5일에 붕어하였는데 본서의 영조 팔고조도에는 주상전하로 되어 있다. 따라서 본서는 영조의 1776년 1월 7일부터 3월 5일까지 작성된 것이다.
본서에서 정종과 태종, 문종과 세조, 덕종과 예종은 모후가 같으면서 왕위를 형제 상속하였기 때문에 팔고조도가 같을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에 조선 전기에는 1종의 팔고조도만 작성하였다. 그러나 영조의 명으로 왕위를 형제 상속했다고 하여도 각 국왕별로 팔고조도를 작성하게 되어 비록 형제라 하여도 모든 국왕의 팔고조도가 작성되었다.
조선 후기 순종 대에 작성된 팔고조도의 경우에 성종의 팔고조도는 德宗과 昭惠王后 韓氏, 睿宗과 安順王后 韓氏를 부모로 하는 2종이 작성되었다. 원종의 경우도 선조와 의인왕후, 선조와 인빈 김씨를 부모로 하는 2종이 작성되었다. 그러나 본서에는 성종의 팔고조도는 덕종과 소혜왕후 한씨를 부모로 한 것만 작성되었고, 원종은 선조와 인빈 김씨를 부모로 하는 팔고조도만 작성되어 있다. 이는 영조 대 이후 왕실의 계통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있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본서는 K2-1066과 같은 『열성팔고조도』이나 원종·현종·영조의 팔고조도에서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즉 K2-1066의 원종·현종의 팔고조도와 내용은 일치하지만 편집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러나 영조의 팔고조도의 경우, K2-1066에는 영조의 사친 숙빈 최씨를 ‘誕生母叔嬪 崔氏’라 하였고, 본서에는 숙빈 최씨를 ‘和敬徽德安純綏福淑嬪 崔氏’라 하였다. 이는 본서가 K2-1066 보다 늦게 간행되어 영조 대에 숙빈의 추숭에 따른 묘호의 변화를 반영하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