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岐壽가 자신의 할아버지인 鄭蘊의 자필 문서를 차례로 모아 놓은 성책이다. 선대의 친필 문서를 오려서 붙여 놓았다.

표지 제목은 ‘甲寅遺事’라고 되어 있다. 첫 장에는 뒤에 실은 목록을 기재해 놓았는데 封事, 圍籬記, 別弟詩, 籬中詠竹詩, 與吳正言書, 求中說, 元朝自警箴, 家中書, 當在封事上의 9개로 구성되어 있다. 籬中詠竹詩는 別弟詩, 與吳正言書의 사이에 동그라미 표시를 하고 추가로 기입해 넣었다. 실제로 수록해 놓은 내용은 이 목차와 조금 차이가 있다. 문서를 각각 잘라 붙이고 해당 문서와 그와 관련한 간단한 사항을 첨지에 써서 붙여 놓았다.

첫 번째로 실린 甲寅封事는 정온의 행적과 사상을 가장 잘 보여주는 정치적인 상소문이다. 1614년에 광해군에게 올린 갑인봉사는 본인이 北人이면서도 북인이 국왕의 동생인 永昌大君을 살해한 것과 생모 仁穆大妃를 폐출한 것에 대하여 임금의 패륜행위를 강력히 비난하고 관계자를 처형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초계정씨 가문이 명문가로 부상한 데에는 정온이 목숨을 걸고 올린 이 갑인봉사의 영향이 컸다고 할 수 있다. 桐溪를 옹호하는 여론 때문에 광해군은 그를 죽이지 못하고 제주도에 10년 동안 圍籬安置 시켰다. 그 후 인조반정 때까지 풀려나지 못하였다.

다음은 大靜縣東門內圍離記로, 위 항목에서는 圍離記라고만 되어 있다. 제주도에 유배 갔을 때 대정현에서 圍離에 처한 가운데 남긴 글이다. 대정현의 자연을 묘사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자신이 지내고 있는 거처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이야기 하였다.

이어서 翼承尊兄上問狀, 求中說, 寄詩兒이 실려 있다. 求中說은 程頤가 비판했던 求中說에 대한 사상적인 소회를 서술한 것이다.

鄭蘊의 자필 문서를 통해 당시의 개인생활 또는 정치적 사상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