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8년(순종 2) 영조(英祖)의 장자(長子)인 추존왕 진종(眞宗, 1719~1728)과 비(妃) 효순왕후(孝純王后, 1715~1751)를 각각 황제와 황후로 추존하면서 세운 추존비의 탁본을 족자로 장황한 금석문이다. 비석의 전면과 음기를 따로 탁본하여 장황하였다. 전면에는 ‘대한/진종소황제영릉/효장소황후부좌(大韓/眞宗昭皇帝永陵/孝章昭皇后祔左)’ 16자를 소전체(小篆體)로 새겼다. 음기의 마지막 부분에는 ‘隆熙二年 月 日’이라 새겨 1908년(순종 2)에 입비하였음을 밝혔다.

피전자 진종의 자는 성경(聖敬), 이름은 행(緈), 시호는 효장(孝章)이다. 영조의 맏아들로 비(妃)는 좌의정 조문명(趙文命)의 딸 효순왕후(孝純王后)이다. 1724년 영조가 즉위하자 경의군(敬義君)에 봉해지고, 1725년 왕세자에 책봉되었다. 그러나 10세에 사망하여 이복동생 사도세자(思悼世子)가 왕세자가 되었다. 사도세자마저 즉위하지 못하고 죽자, 사도세자의 아들 정조가 그의 양자(養子)가 되어 즉위함에 따라 진종(眞宗)으로 추존되었다. 효장세자가 사망하자 영조는 사가(私家)의 분묘보다 후한 양식으로 장례할 것을 명하였고, 장례의 절차는 묘소도감과 예장도감에서 주관하였다. 1729년(영조 5) 1월 26일에 장례를 마치고 묘호(墓號)를 효장묘(孝章墓)라 하였다.

효순왕후 조씨는 본관이 풍양(豊壤)이며, 조부는 도사를 지낸 증영의정(贈領議政) 풍흥부원군(豊興府院君) 조인수(趙仁壽)이며, 아버지는 분무공신(奮武功臣) 2등에 녹훈된 바 있고 좌의정을 지낸 조문명(趙文命, 1680~1732)이다. 그녀는 1715년(숙종 41) 12월 14일 동부 숭교방(崇敎坊)에서 태어났으며, 어머니는 양녕대군의 후손인 증참판(贈參判) 이상백(李相佰)의 딸이다. 1727년(영조 3)에 13세의 나이로 효장세자의 빈으로 간택되었으나 가례 다음해에 효장세자의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 후 1751년(영조 27)까지 37세의 생의 살다가 효장세자의 기일 하루 전인 11월 14일 창덕궁 의춘헌에서 사망하였다. 1752년(영조 28) 정월 11일 효순(孝純)의 시호를 받았고, 같은 달 22일 효장세자의 묘 왼쪽 을좌(乙坐)에 부장되었다.

이후 정조가 등극하자 효장세자와 효순현빈은 각각 국왕과 왕비로 추존되면서 효장묘 또한 영릉으로 격상되었다. 정조가 효장세자의 묘를 영릉으로 추존하여 격상시킨 데에는 효장세자를 어린 나이에 잃었던 영조의 각별한 애정과 당부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효장세자에게 양자로 입적하였던 정조 자신이 가진 깊은 추모의 마음이 그 배경이 되었다. 영조는 일찍이 정조를 왕세손으로 책봉할 때, 효장세자의 양자로 입적시켰다. 그리고 왕세손 정조에게 훗날 효장세자를 추존할 것을 유지를 써서 당부하였다. 따라서 정조는 즉위 후 영조의 뜻에 따라 효장세자를 진종대왕으로 추존한 것이다. 당시의 추숭비 탁본이 《진종대왕영릉비(眞宗大王永陵碑)》의 명칭으로 장서각에 전한다. 1785년(정조 9)에 영조(英祖)의 장자 효장세자를 진종(眞宗)으로 추존하는 동시에 효장세자빈 효순현빈을 효순왕후(孝純王后)로 함께 추존하면서, 효장세자묘를 영릉(英陵)으로 격상한 뒤에 세운 표석을 탁본하여 족자로 장황한 금석문이다. 효장세자의 묘는 1776년(정조 즉위) 영릉으로 추존되었으나, 표석은 9년이 지난 1785년에 세워졌다. 비문은 정조가 직접 짓고 썼다.

이후 순종은 1907년(순종 1) 종묘를 참배한 뒤 진종, 헌종, 철종에게 추소로 존호를 올리는 것에 대하여 대신들의 의견을 물었다. 이에 대신들은 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한 성사라 하여 적극 동의의 뜻을 밝혔다. 이에 순종은 그 의식절차를 궁내부에서 담당할 것을 지시하였고, 내각(內閣)에서는 진종의 황제 추존안을 ‘아름다운 명망이 차 넘쳤다.’는 뜻이 담긴 ‘소황제(昭皇帝)’로 윤혀를 받았다. 당시 세워진 탁본이 바로 《진종소황제영릉추숭비(眞宗昭皇帝永陵追崇碑)》이다.

진종소황제의 영릉 추숭 과정에 대한 기록으로 규장각 소장 『진종헌종철종추존시의궤(眞宗憲宗哲宗追尊時儀軌)』가 전한다. 이 의궤는 1908년 4월부터 7월 사이에 신종, 헌종, 철종을 황제로 추존하고 아울러 진종비 효순왕후, 헌종비 효현왕후와 효정왕후, 철종비 철인왕후를 각각 황후로 추존한 기록이다. 이 가운데 표석과 탁본 인출에 대해서는 마지막에 수록된 「표석소의궤」에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이 기록에서 영릉 표석의 음기를 대제학 김학진(金鶴鎭)이 짓도록 하고, 전후면을 서사관 김성근(金聲根)의 글씨를 새길 것을 승낙 받았다. 이후 도석에서는 표석의 간략한 형태를 그린 도설과 함께 그 규모와 자수 등에 대해서도 상세히 기록하였다.

표석의 탁본 인출에 대해서는 어람용 3건 등을 족자로 장황하여 내입할 것이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규장각, 승녕부, 동궁에 각 3건씩 올릴 것과, 궁내부대신, 장예원경, 규장각경, 내장원경, 찬진관, 서사관, 별감동주사 등에게는 모두 15건을 장첩하여 분봉할 것과 거기에 따른 소용 물품들을 기록하였다. 따라서 이때 많은 수량의 탁본이 궁중의 내입용 족자와 대신들에게 나누어줄 첩으로 동시에 장황되었음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주목되는 것은 표석소(表石所)에서 일한 공장(工匠)들의 명단이다. 장인들의 직종과 인원을 보면, 서사관(書寫官) 1인, 화원(畵員) 1인, 화사(畵師) 2인, 옥장(玉匠) 2인, 석수(石手) 3인, 각수(刻手) 12인, 목수(木手) 4인, 두석장(豆錫匠) 2인, 진칠장(眞漆匠) 2인, 가칠장(假漆匠) 2인, 다회장(多繪匠) 1인, 도자장(刀子匠) 1인, 병풍장(屛風匠) 2인, 박배장(朴排匠) 1인, 마조장(磨造匠) 2인, 와장(瓦匠) 2인, 니장(泥匠) 2인, 인거장(引鉅匠) 2인, 소목장(小木匠) 1인, 인추장(印出匠) 2인 등이다.

현재 장서각에는 진종과 효순왕후 관련 금석문으로 《효장세자묘비(孝章世子墓碑)》, 《효장세자묘합봉비(孝章世子墓合封碑)》, 《진종대왕영릉비(眞宗大王永陵碑)》,《진종소황제영릉추숭비(眞宗昭皇帝永陵追崇碑)》등이 소장되어 있다.

영조와 정조 연간 효장세자를 둘러싼 왕실의 정서와 질서, 영조의 유지와 이를 실행한 정조의 행동, 효장세자에 대한 정조의 입장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이다. 또한 대한제국기 황실의 정통성 확보를 위한 순종의 끊임없는 노력과 20세기 초반 황실금석문의 제작과 장황방식까지 이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