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초의 화엄종 승려 법인국사 탄문(法印國師 坦文 : 효공왕 4, 900~ 광종 26, 975)의 비석 탁본이다. 현재 충청남도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 보원사 터에 있다. 보원사는 고란사라고도 하며, 이 절에 관한 역사는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주변에 담아있는 유물들을 볼 때 규모가 큰 사찰이었음을 알 수 있다. 법인국사는 신라 말과 고려 초에 활약한 유명한 승려로, 968년(광종 19) 왕사, 974년에 국사가 되었고, 이듬해 보원사에서 입적하였다. 978년에 왕이 ‘법인(法印)’이라 시호를 내리고, ‘보승(寶乘)’이라는 사리탑의 이름을 내렸다.

귀부와 이수에 비신이 완비된 비로서 비신의 전면 아래쪽이 약간 마멸된 것을 제외하고는 판독에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보존 상태가 좋고 크기도 장중하며 조각도 우수하다. 전체높이 450㎝, 비신높이 240㎝, 너비 116.5㎝, 두께 29㎝. 장중한 느낌을 주는 거비로 이수와 귀부의 조각이다. 이수의 상부에 용연(龍淵)을 파고 용이 사방에서 모이도록 한 조각이 매우 특이하다. 보물 제106호로 지정되었다. 곁에 나란히 있는 탑은 보물 제105호이다. 비문은 김정언(金廷彦)이 짓고 한윤(韓允)이 구양순체의 해서로 써서 김승렴(金承廉)이 새겨 국사 입적 후 3년 뒤인 978년(경종 3)에 세웠다. 글씨는 2㎝ 정도의 구양순류 해서로 필력과 짜임새가 구양순을 재현시킨 듯하다. 고려 초기에는 구양순체를 쓴 대가가 많았으나 그 중에서도 백미에 속한다. 비문은 46행에 1행 99자의 구성이다.

비문의 내용은 법인국사가 태어나 화엄을 배우고 태조가 시행한 승과를 주관하고 기도하여 광종을 낳게 하며 재해에 반야를 강설하여 물리치기도 하고 화엄경을 사경하여 강설하며 나라를 위해 기도하고 광종이 즉위해서는 나라를 교화하는 법을 강설하며 태자를 위해 기도하는 등 기도와 경전 강설을 수차 거행했던 행적을 기술하였다.

고려초 화엄종의 활동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