表紙書名과 序題는 ‘宗正卿題名錄’이다. 제1~5장에는 1864년(고종 1)에 李敦寧이 작성한 서문이 있다.

조선시대 종친부는 국왕 종친의 관리를 담당하던 관서로, 1864년 宗簿寺를 흡수해 기능이 확대되면서 국왕의 御製와 御譜·御眞의 관리도 관장하게 되었다. 또한 직제 개정도 이루어져, 領宗正卿을 비롯해 정1품의 判宗正卿, 종2품의 知宗正卿, 종2품의 宗正卿 등이 새롭게 신설되었다. 이들 모두는 大君이나 王子君 및 종친이 담당하던 관직이다. 이때의 조치는 종친의 위상을 강화하려는 흥선대원군에 의한 것이었다. 종친부는 1894년 7월 宗正府로 개칭되었다.
본 도서는 종친부 기능이 강화되는 1864년부터 1894년까지 영종정경·판종정경·지종정경·종정경의 역임자 명단을 정리한 책이다. 서문인 「宗正卿題名錄序」를 시작으로 이어 「영종정경제명록」·「판종정경제명록」 등의 순서로 구성되었다. 제명록은 先生案과 같은 의미로, 특정 관직의 역임자 명단안을 말한다. 서문은 1864년 10월 이돈영(1801~1884, 개명 李敦宇)이 작성한 것으로, 종부시를 종친부에 합속한 일을 비롯해 1864년 4월 국왕이 종묘를 拜謁한 뒤 종정경의 직제를 개설하여 종친 간의 친목과 규찰을 하도록 한 일과 본 도서를 만들게 된 이유를 설명하였다,
이어 영종정경 이하 제명록을 각각 관직별로 분리해서 서술하였으며, 관직별 기록 형식은 동일하다. 먼저 小字로 해당 관직의 연원을 소개하였다. 명단안은 인원별로 3단으로 나누어 1단에는 성명을, 2단에는 字와 生年을, 3단에는 종친 중 어느 계파인지와 관직 제수 시기를 기록하였다. 「영종정경제명록」에는 1874년(고종 11) 12월에 제수된 李最應(1815~1882)을 시작으로 1894년 7월 特旨로 제수된 李景應(1828~1901)까지 5명을 수록하였다. 「판종정경제명록」에는 1865년(고종 2)에 제수된 이최응부터 1882년(고종 19)에 제수된 李彙重(1803~1888)까지 11명을 수록하였다. 이어 「지종정경제명록」에는 1865년에 제수된 李圭徹부터 1894년에 제수된 李永(1837~1907)까지 모두 33명의 명단을 수록하였다. 「종정경제명록」에는 종친부 직제가 개정되기 이전인 1863년(고종 즉위년) 12월 宗親府有司堂上에 제수된 이최응을 시작으로 1894년 7월 13일에 제수된 李埈鎔(1870~1917)까지 모두 78명을 수록하였다.

본 도서는 고종 연간에 위상과 역할이 강화된 종친부의 상위 관직자 현황을 파악하는 데 유용하다. 아울러 해당 시기 관료제 운영의 일면을 파악하는 데도 활용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