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에는 일자는 쓰여 있지 않지만, 엄씨를 귀인으로 봉한 것은 1897년 10월 22일이었다. 봉작한 날짜의 연도를 적은 부분에 '시명지보(施命之寶)'를 날인하였다. 시명지보는 대한제국기 4품 이상 문무관의 임명장, 공신 교서, 교명 등에 사용한 행정용 어보이다 . 문서의 말미에 '봉작사조칙(封爵事詔勅)'이라는 문구가 작은 글씨로 쓰여 있다. 궁인 엄씨는 엄진삼(嚴鎭三)의 딸로 입궁하였는데, 을미사변 이후 아관(俄館)에 파천할 때 고종을 모시면서 총애를 입게 되었다. 1897년 10월 20일 고종의 셋째 아들 영친왕 이은을 출산하자 이틀 뒤인 22일 고종은 궁인 엄씨를 귀인(貴人)에 봉작하라는 조령을 내렸다. 1901년 고종의 계비로 엄비(嚴妃)에 책봉되고 1903년 10월에 황귀비(皇貴妃)로 진봉되었다. - 고종실록 36권, 고종 34년 10월 22일(양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