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앞의 ‘대왕대비전(大王大妃殿) 상격(賞格)’과 ‘가례차지(嘉禮次知)’ 문구를 통해 1882년(고종 19) 2월에 거행된 왕세자 이척(李坧; 훗날의 순종, 1874~1926)의 가례(嘉禮)를 거행한 뒤 대왕대비전과 중궁전에 소속된 내관 등을 치하하기 위해 상격(賞格)으로 옷감을 하사한 내역을 기록한 발기로 추정된다. 내용을 살펴보면, 대왕대비전 소속의 가례차지와 대령내관(待令內官)에게는 분홍설한초(粉紅雪漢綃), 남생주(藍生紬)를 하사하였고, 낭청(郎廳)에게는 유록통초(柳綠筒綃)와 생주를 사하하였다. 장번내관(長番內官)에게는 전문(錢文) 4백냥, 치사장번내관(致仕長番內官)에게는 주(紬) 1필, 대객장번내관(對客長番內官)에게는 목(木) 1필을 하사하였다. 그리고 등촉차비내관(燈燭差備內官), 출입번내관(出入番內官), 사알(司謁)‧사약(司鑰), 별감(別監), 중금(中禁), 수사별감(水賜別監), 반감(飯監), 원역(員役), 등촉색(燈燭色), 통장(統長), 하인(下人), 무예청(武藝廳), 문기수(門旗手), 내시부서원(內侍府書院), 상고고직(廂庫庫直), 궁방고직(弓房庫直), 표신직(標信直), 석거청직이(石渠廳直伊), 군사(軍士), 내반원하인(內班院下人), 장방하인(長房下人), 조라적(照羅赤), 농포서원(農圃書員) 등의 인원 수가 열거되어 있으며, 이들에게는 목(木), 포(布), 생주(生紬) 등을 하사하였다. 중궁전 소속으로는 승전색(承傳色), 출입번내관, 사약, 별감, 수사별감, 반감, 원역, 조라적, 수공(水工) 등의 인원 수가 열거되어 있으며, 이들에게도 비슷한 종류의 옷감들이 하사되었다. [특성 및 가치] '06-06-17-1530'과 글씨체만 다르고 내용은 동일하다. 조선 왕실의 시상(施賞) 전례(典禮)와 함께 대왕대비전 및 중궁전에 소속된 내관(內官) 구성에 대해서도 파악할 수 있다. [참고문헌] 김봉좌, 『조선시대 유교의례 관련 한글문헌 연구』,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11. 김봉좌, 「왕실 의례를 위한 발기의 제작과 특성」, 『서지학연구』 제65집, 한국서지학회,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