木活字인 訓鍊都監字로 찍은 2卷 2冊으로 된 曆書이다. 두 책 권수에 모두 편제면이 수록되어 있는데 앞면에는 서명인 ‘新法曆書’가 적혀 있고, 뒷면에는 ‘西洋新法曆書’와 이 책의 편수자인 徐光啓, 예수회 선교사들의 이름이 판각되어 있다. 장서각 소장 『할원팔선표』(K3-397)에 실린 편제면은 전후면이 바뀌어져 있으며 뒷면에 기록된 편수자 내용도 약간 차이를 보인다. 본문에 간혹 註를 필사한 첨지가 부착되어 있으며 본문 간지 위에 해당 중국 연호를 필사해놓았다. 장서인으로 ‘安鼎福印’과 그의 호로 된 ‘橡軒藏書’가 날인되어 있어 順菴 安鼎福이 소장했던 책임을 알 수 있다. 書名은 표지서명에 의한 것이다.

『崇禎曆書』는 明末에 徐光啓의 주도로 예수회 선교사들이 서양천문학을 적용하여 만든 역법이다. 1634년에 완성되었으나 명·청 교체로 인해 시행되지 못하고, 淸이 들어서자 아담 샬(Adam Schall, 湯若望)이 1646년(순치 2)에 ‘西洋新法曆書’로 이름을 바꾸어 출판하였고, 이 역법을 바탕으로 계산된 時憲曆을 발행되기 시작했다. 1673년에 페르비스트가 다시 겉장의 제목만 ‘新法曆書’로 바꾸어 출간하였으며, 乾隆 시대에 『四庫全書』에 수록될 때 건륭제의 이름인 弘曆을 피휘하여 ‘新法算書’로 이름을 바꾸었다. 이와 같이 몇 차례의 재편 과정에서 첨삭과 수정은 있었지만 이는 주로 계산표에 한하였고 이론적인 역산 부분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조선은 時憲曆 도입 초기부터 이 역법을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이러한 역서를 구입하는데 그치지 않고 판각과 필사의 방법으로 이러한 정보를 널리 퍼뜨렸는데, 전질을 간행하기보다는 주제별로 필요에 따라 부분적으로 간행하였다.
본 도서는 페르비스트가 1673년에 출간한 판본을 저본으로 조선에서 중간한 책이라고 추론된다. 전체 2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해의 위치, 즉 日躔을 계산하기 위한 이론과 실제 계산 방법과 계산에 사용되는 표를 제시하고 있다. 해의 위치를 계산해야만 역일(또는 달력)의 기초가 되는 節氣時刻, 해가 뜨고 지는 시각, 밤과 낮의 길이, 혼효시각, 항성의 남중시각 등을 계산할 수 있다. 달의 위치를 계산하는 月離와 함께 일식과 월식을 계산하는 交食에 활용된다.
제1권은 그해의 역계산의 기점이 되는 天正冬至時刻, 태양이 춘분점으로 부터 15° 간격으로 주어져 있는 절기의 기준점들을 지나는 시각[太陽交節時刻], 태양의 위치를 좌표값으로 구하거나 28宿를 기준으로 한 宿度로 구하는 방법, 그리고 하루 미만의 짧은 시간 동안 태양의 위치를 구하는 細行을 구하는 방법이 설명되어 있다. 제2권에는 태양의 운동 속도의 연간 변화량을 고려하기 위한 표들과 대기 굴절에 의한 효과를 보정하기 위한 淸蒙氣差 및 지심좌표계와 지면좌표계의 차이를 보정하기 위한 地半徑差를 계산하기 위한 설명과 표가 수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