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서명은 ‘慶嬪嘉禮謄錄’이며, 서근제 역시 ‘慶嬪嘉禮謄錄’이다. 기존의 표지 위에 새로 개장을 하였으며, 뒤표지 이면에는 ‘西紀一九七一年四月 藏書閣再裝’이라는 기록이 있다. 표지 우측에는 ‘丁未 禮曹上’이라는 기록이 있으며, 書背에는 ‘丁未’라 기록되어 있다. 표지는 황색 만자문의 壯紙를 사용하였으며, 5침안의 장정 형식으로 제작되었다. 본문은 흑색 목판 인찰 공책지에 본문을 필사하여 기록하였다. 면과 면 사이에는 ‘禮曹之印’이 날인되어 있다.

책의 첫머리에는 目錄이 실려 있다. 본문의 내용은 크게 가례의 경위를 기록한 부분과 儀註를 기록한 두 부분으로 구분된다. 앞부분에는 가례의 경위를 시간 순서에 따라 기록하였다. 1847년 7월 18일에 大王大妃가 憲宗이 오래도록 後嗣가 없으므로 士族 處子 가운데 간택하여 嬪으로 삼겠다는 下敎를 내리는 것으로 시작하여, 같은 해 10월 25일에 書吏 朴基完과 張世鎬의 노고를 치하하여 상을 내리는 내용으로 끝을 맺고 있다. 뒷부분에는 빈으로 간택이 확정된 뒤에 빈이 別宮으로 나아갈 때의 儀節인 「嬪詣別宮儀」부터 納采와 納幣를 거행하는 날에 빈의 아버지에게 宣醞하는 의절인 「外宣醞儀」까지 17건의 의절이 수록되어 있다.

경빈 김씨는 본관이 光山으로 주부 金在淸의 딸이다. 헌종은 孝顯王后가 요절하고 孝定王后를 繼妃로 맞았으나 재위 13년에 이르도록 후사가 없었다. 이에 대왕대비였던 純元王后가 후궁을 맞이하도록 하였던 것이다. 1847년 7월 18일에 빈을 간택하겠다는 하교를 내리고 14세에서 19세에 이르는 처자들에 대한 禁婚令을 내렸다. 간택 단자에 오른 처자는 金永爵의 딸을 비롯한 34명이었다. 8월 4일의 초간택에서 金在淸, 洪啓周, 鄭明源, 吳取善, 金永爵의 딸이 간택되었고, 9월 3일 재간택에서는 김재청, 홍계주, 김영작의 딸이 간택되었으며, 10월 18일의 삼간택에서 김재청의 딸이 최종 간택되었다. 19일에는 납채, 20일에는 납폐, 21일에는 詣闕, 朝見禮, 同牢, 29일에는 冠禮가 거행되었다.

조선 왕실의 혼례 풍습을 살필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