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문제는 자세히 알 수 없으나, 공자가 말한 바 ‘우리 魯나라의 젊은이들이 狂簡하여 문채는 찬란하나 마름질하지 못한다.’는 탄식과 ‘甯武子의 어리석음(愚)은 내가 미칠 수 없다.’고 칭찬한 구절에 대한 古今의 의미를 묻는 문제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답하기를, 옛날의 狂은 작은 절개에 얽매이지 않았는데 지금의 狂은 방탕하고 한가한 것이 다르고, 옛날의 愚는 자신의 의지대로 마음껏 행하였는데 지금의 愚는 사사로이 망녕된 행동을 하는 것이 차이점이라고 하였다. 즉 魯나라의 狂士들이 高遠한 의지를 가지고 있어서 道에 나아갈 바탕이 있으므로 공자가 돌아가서 마름질하여 주고 싶다고 말하였고, 영무자는 나라에 충성과 절개를 다하여, 똑똑한 사람들은 모두 피하는 어려움을 홀로 도맡아 임금과 국가를 온전히 부지하려고 노력한 것이 도리어 어리석음으로 보였다고 하여 공자가 그 어리석음을 칭찬한 것이다. 그러므로 옛날의 狂과 愚는 지금의 방탕과 무지몽매함과는 처음부터 의미가 달랐으므로 공자의 탄식과 칭찬은 마땅한 것이라는 취지로 답안을 작성하였다. 다음은 주역의 의미를 묻는 문제로 ‘聖人久於其道而天下化成’이란 구절이 출제되었다. 이는 주역 恒괘에 나오는 말로 성인이 恒의 도에 오래 거처하여 천하가 化成된다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물은 것이다. 이에 대해, 천지가 至誠으로 낳고 길러줌에 그 도를 오래 행하여 천하가 교화․생성되는 것처럼 聖人도 그 도를 오래 행하여야 천하가 교화되어 이루어지는 측면은 동일하다. 주역 恒괘는 본래 우레와 바람이 서로 움직여 剛柔가 모두 호응하므로 항구할 수 있는 괘이다. 군자가 이 도를 체득하여 항구히 그 도를 행하면 천하가 化成되는 이치가 있고, 온 백성들이 바람에 쓸리는 풀처럼 교화됨이 있으니 아름다운 일이 된다는 취지로 답안을 작성하였다.

조선시대의 소과는 生員試와 進士試가 있었다. 생원시는 五經義와 四書疑라는 제목으로 유교경전에 관한 지식을 시험하였고, 진사시는 賦와 詩를 통하여 문예창작 능력을 시험하였다. 시험에 합격하면 각각 생원, 진사로 불리었고, 성균관에 들어가 수학한 다음 文科(大科)에 응시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