表紙書名과 版心題, 書根題는 ‘龜山年譜’이다. 목판본으로 책 크기에 비해 책판의 크기가 작고, 변란이 끊어지는 등 균일하지 않은 편이다. 제1면 우측 상단에는 ‘李王家圖書之章’이 날인되어 있다. 권말에는 “乙酉孟夏初吉 屛巖書院開刊”이라는 刊記가 있다.

본 도서의 구성은 서문, 年譜, 遺著, 實紀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첫머리에 1823년(순조 23)에 이조참판 洪奭周(1774~1842)가 지은 龜山年譜序와 병조판서 韓致應(1760~1824)의 實紀序가 있다. 다음은 연보로 변벽이 1483년(성종 14) 陜川郡 冶爐縣에서 출생했다는 기사로부터 1766년(영조 42) 사림들이 屛嵓으로 서원을 이건하여 이듬해 位版을 봉안했다는 기사까지 수록하였다. 그다음은 遺著로서 歌賦가 한 수 실려 있다. 다음은 實紀로 1678년(숙종 4) 5대손 惟道가 지은 家狀, 1825년(순조 25) 金是瓚이 지은 行狀, 文緯(1555~1632)가 지은 墓誌, 金堉이 지은 己卯諸賢傳으로도 알려진 己卯錄에서 변벽에 대해 언급한 부분을 발췌한 기묘록, 桐溪 鄭蘊(1569~1641)이 지은 府使卞渾墓碣文, 金鍊行이 지은 屛嵓書院奉安文, 敦寧府事 李敏輔(1720~1799)가 지은 常享祝文, 경상도 居昌 幼學 金煒 등의 발의로 작성된 請追享浣溪書院疏 등이 수록되어 있다. 끝에는 전 世子翊衛司翊贊 柳尋春의 實紀跋이 수록되어 있고, 이어 1825년(순조 25)에 병암서원에서 간행했다는 간기가 있다. 유심춘의 발문에 따르면 후손 卞師百이 간행을 기획하고 교감하여 간행한 것이라고 한다. 판심제에 ‘龜山集’이라고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본 도서가 문집과 함께 간행된 것으로 보인다. 병암서원은 경상남도 거창군 가조면 사병리에 위치하며, 1707년(숙종 33) 변중량과 변계량 형제를 배향하는 서원으로 출발하여 그 뒤 변벽을 추향한 문중서원의 하나라고 하겠다.

변벽의 생애를 구성하는 데 기초적인 전기 자료이며, 조선 후기 문중 서원의 형성 및 문중의 활동 양상을 살피는 데 참고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