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서명은 ‘英國誌略’이며, 현대식 필기구로 표지에 직접 기재하였다. 표지는 일반 저지를 사용하였고, 紙釘으로 고정하여 제책하였다. 본문의 판식은 四周雙邊, 上內向二葉花紋魚尾, 有界의 인찰공책지에 10行24字로 필사하였다. 책수는 1冊 16張이고, 종이는 楮紙이다. 앞표지는 書腦 부분이 훼손되어 있으며, 뒤표지는 중간 부분이 많이 훼손되어 있고 충해를 입은 흔적도 있다. 본문 곳곳에도 좀먹은 흔적들이 다수 보인다.

 서두의 『日本新聞』에서 ‘英人不貪’, 『滬報』에서 ‘英將閒評’을 인용한 기사 다음에 『英國誌略』이 장과 절의 구분 없이 연속적으로 기술되어 있다. 이는 1883년 12월 20일 발간된 『漢城旬報』 제6호에 수록된 ‘英國誌略’과 동일한 내용인데, 어디에서 인용하였는지 출처를 밝히지 않아 선후관계를 짐작하기 어렵다.

 내용은 아일랜드를 포함한 영국의 위치, 면적, 행정구역, 지세, 기후, 인종, 언어, 인구, 해외 영토, 政體, 재정, 兵制, 학교, 종교, 산업, 교통, 통신, 국민소득, 주요 도시, 역사 등의 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요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영국은 구라파주 서북쪽에 위치한 두 개의 큰 섬과 500여 개의 작은 섬으로 구성된다. 동쪽에 있는 섬은 大貌列顚으로 英倫(잉글랜드)·威爾士(웨일스)·蘇格蘭(스코틀랜드)로 나뉘며, 서쪽에 있는 섬은 愛爾蘭(아일랜드)이다. 우리나라 京城에서 서쪽으로 영국 동쪽 경계까지는 西經線 125도 14분이고, 영국 서쪽 경계선까지는 137도 36분이다.

 전국 면적의 합계는 120,965方英里이며, 잉글랜드는 40부, 웨일스는 12부, 스코틀랜드는 33부, 아일랜드는 4대부 32속부를 두었다. 잉글랜드의 지세는 남쪽이 넓고 북쪽이 좁으며, 동쪽은 바다에 연하였는데 평평하며, 서쪽 역시 바다에 연하여 항구가 있고 섬과 해안의 굴곡이 심하다. 아일랜드는 바다에 연해 평평하여 구릉이 없다. 기후는 온화하여 大洲의 같은 위도 상에 있는 다른 나라와 寒暑가 서로 다르다. 인종은 모두 백색에 속한다. 언어는 지금 두 계보가 있으니, 하나는 世爾的語(켈트어)로 이는 영국 본래의 방언이고, 하나는 峨峙語(이베리아어), 즉 덴마크인·스웨덴인·프러시아인·프랑스인 등이 서로 그 언어를 바꾸어 사용하다가 오래되어 이루어진 말로서 바로 英語이다. 전국 인구의 합계는 35,019,918명이다. 현재 5대주에 흩어져 있는 영국 영토의 합계 면적은 5,030,111方英里이며, 인구는 257,884,953명이다. 政體는 君民同治를 主旨로 한다. 군주의 자리는 세습제인데 남녀가 모두 왕위를 잇는다.

 학교는 이 나라의 관리나 평민들이 모두 물리학에 관심을 두어 開明에 힘써 나라 안에 대학교가 10개, 중학교·사범학교 및 농업·상업·공업학교 등은 그 숫자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종교는 국민 모두 耶蘇敎를 신봉하는데, 예수교는 신교·구교로 나뉘어 그 교파가 40여 개나 되며 거의 신교에 속한다. 농업과 상업은 영국이 섬나라이므로 기후가 온화하고 땅이 기름져서 물산이 풍부하다. 사람들이 공업을 숭상해 편리한 기계를 많이 만들어 부국강병이 세계 제일이다. 큰 도시가 10개 이상이며 인구 1만 명 이상의 도시가 전국에 156개인데, 런던이 전국의 수도이다. 날로 번성하여 그 기계의 정교함과 상인들의 부지런함이 세계 제일이며, 견고한 砲艦과 훈련이 잘된 군대는 만국의 으뜸이니, 全盛의 나라이며 명성을 떨치는 나라라고 할 수 있다.

 본서의 내용은 『漢城旬報』 제6호에 수록된 ‘英國誌略’과 동일하지만 선후관계를 짐작할 만한 출처 표기가 없다. 다만 외국의 정치, 문화, 제도, 역사, 지리 등을 중점적으로 소개한 『漢城旬報』의 기사를 고려할 때, 1883년 조선과 영국 사이에 맺은 「朝英修好通商條約」 이후 영국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