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서명과 권수제는 ‘東寰錄’이고 표지에 직접 묵서하였다. 표지 우측 하단에 ‘落張本’이라 기재되어 있다. 표지는 민무늬의 황색이고 종이끈으로 고정하여 표지를 감싼 包背裝으로 장정하였다. 書背는 옅은 푸른색 종이로 덧대었다. 속지에 ‘朝鮮群書大系續タ第二十三輯/東寰錄 全/朝鮮古書刊行會’라고 인쇄되어 있다. 본문의 판식이 없는 新鉛活字本이다. 뒤표지 내지에 판권지가 인쇄되어 있어 1911년 京城에서 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1859년(철종 10)에 舫山居士 윤정기가 쓴 서문이 책머리에 수록되어 있다, 본서는 이 시기에 완성된 것을 조선고서간행회에서 1911년에 ‘朝鮮群書大系’ 중 한 권으로 발행한 4권 1책의 신연활자본이다. 조선고서간행회는 1908년 조선에 거주한 일본인이 결성한 민간 단체로, 식민지 통치에 활용할 목적으로 조선의 주요 고서들을 간행하였다.

 편찬체제는 自序와 目錄, 권1은 方域總目·歷代, 권2는 歷代·諸國, 권3은 疆域·八道州縣, 권4는 八道州縣·方言·樂府·鴨水外地 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술 방식은 대체로 항목별 표제와 관련된 여러 자료를 제시하고 비교하는 형식을 취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첨가하여 완성하였는데, 자신의 의견은 ‘案’으로, 정약용의 견해는 단을 낮추거나 ‘茶山公曰’로 표시하였다. 정약용의 『아방강역고』와 이중환의 『택리지』를 가장 많이 인용하였다.

 권1의 ‘방역총목’은 역사 지명에 대해 중국과 조선의 자료를 통해 고증하였다. 권1·2의 ‘역대’는 단군조선, 기자조선, 위만조선, 삼한, 마한, 서토후마한, 진한, 변한, 신라, 고구려, 백제, 고려, 조선의 연혁과 강역을 정리하였다. 권2의 ‘제국’은 낙랑, 대방, 북옥저, 동옥저, 남옥저, 말갈부터 여진, 몽고, 거란, 일본 등 한국사와 관련된 국가들을 언급하였다.

 권3의 ‘강역’은 한사군, 국내성, 안시성, 대방, 패수, 不而華麗, 개마, 목멱산 등에 대한 위치를 비정하였다. 권3·4의 ‘팔도주현’은 경기도,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문경까지 각 도의 역사와 주요 군현의 연혁을 기술하였다. 본서에는 경상도 문경 이후의 군현과 강원도, 황해도, 평안도, 함경도의 역사와 군현 연혁을 비롯하여 한국식 고유명사와 명칭을 기록한 ‘방언’, 한국의 역대 음악을 정리한 ‘악부’, 압록강 북쪽의 서개마·동가강·파사부·견소군·봉황성 등 32곳을 기록한 ‘압수외지’가 落張되어 있다.

 윤정기가 1859년(철종 10)에 필사본으로 엮은 역사지리서로, 외조부인 정약용의 『아방강역고』에서 관련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고 그중 소략하게 다룬 기사를 보유하려는 의도로 편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사전식으로 편집한 점, 주요 위치 비정이 정약용의 견해를 따르고 있는 점, 『동환록』 ‘팔도주현’조가 『아방강역고』「팔도연혁총서」의 각 도별 연혁에 각 군현의 연혁을 새로이 첨가한 점 등을 근거로 들 수 있다. 『동환록』은 국립중앙도서관, 일본 天理大圖書館 등에 소장된 필사본 외에 일제강점기 조선고서간행회에서 간행한 활자본, 1991년 원주문화사에서 영인한 석인본 등의 이본이 다수 있다. 다만, 본서의 권4에는 팔도주현 중 일부 도와 군현, 방언·악부·압수외지 부분이 落張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