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장황은 무늬 없는 황색 종이에 서명을 필사하였다. 표지 다음 장에 원표지로 보이는 무늬 없는 회백색 종이 표지에 ‘丙午(1726)正月十九日/日閑齋/冊置簿’가 필사되어 있다. 본문은 광곽, 계선, 어미가 없는 흰 종이에 8行으로 필사하였다. ‘啓’ 자 印이 책장 사이에 날인되어 있으며, 제24면에도 날인되어 있다. 뒤표지 이면에 ‘西紀一九七三年十二月 藏書閣再裝’이 날인되었으며, 연도의 ‘七三’과 월의 ‘十二’ 부분이 필사되었다.

 日閑齋는 영조의 잠저였던 彰義宮에 있던 서재이다. 창의궁은 북부 의통방(현재 종로구 통의동 추정)에 있던 궁가로, 일제강점기에 훼철되어 현재는 터만 남아 있다. 창의궁 터에는 1908년에 동양척식주식회사 직원 관사가 건립되었다고 한다.

 창의궁은 1712년 2월부터 1721년 9월까지 영조가 왕세제로 책봉되기 이전까지 살았던 궁가이다. 창의궁은 생활 공간, 수장 공간, 제향 공간, 제향 준비 공간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그중 일한재는 서책 및 서화를 보관하던 수장 공간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수장 공간은 일한재 외에 藏譜閣, 治心齋, 易安窩 등의 공간이 별도로 있었으며, 1780년에 장보각에 있던 영조 어진이 일한재로 이안되었다.

 본서를 통해 일한재에 소장되었던 물품을 확인할 수 있는데, 사서삼경을 비롯한 경서류 서적과, 『類合』이나 『大千字』 같은 입문 서적, 족보, 문집, 어필, 서화 작품 등 1,000점이 넘는 자료가 소장되어 있었다. 서적은 內間과 外間으로 나누어 기록하였고, 내간에 82종, 외간에 100종의 서적이 기록되어 있다.

 서목은 서명과 件數, 冊數 등을 기입하고 있으며, 서미에 墨點이 찍혀 있다. 별도로 ‘內入’이라고 필사된 부분이 있는데, 內入된 도서는 墨抹된 경우가 많다. 어필이나 御畫, 玉牌 등의 경우에는 擡頭하여 기록하였다.

 內入된 서적은 ‘三韓史 1件 共10’, ‘杜律 乾坤’, ‘剪燈新語 乾坤’, ‘黑冊 三十丈’, ‘丙子錄 乾坤’, ‘西浦 乾坤’, ‘䆣賦 上下’, ‘赤壁賦 全’, ‘三國志 套二件’, ‘西漢演義 套一件’, ‘西遊記 套二件’, ‘水滸全傳 二套’, ‘朴東普道高龍虎 畫一’, ‘綃質浿洲七十翁水墨山水圖’, ‘眞彩人物圖 二丈’, ‘唐歲畫 二丈’ 등으로 일부 묵말된 부분은 확인이 어렵다.

 제12장에 ‘啓’ 자 印이 날인되었으며, ‘雍正4年(1726, 영조 2년) 正月 20日/啓下傳于春宮’이 필사되어 있다. 孝章世子(1719~1728)는 1725년(영조 원년)에 세자로 책봉되었는데, 본 서목은 그 다음해에 春宮에 내린 자료로 볼 수 있다.

 궁가에서 소유하던 서적이나 물품에 관한 자료는 많지 않은데, 영조의 잠저인 창의궁의 서재에 대한 자료가 남아 있어 궁가의 소유 자산을 연구하는 데 높은 활용 가치를 지닌다. 또한 18세기 초 궁가에 소장하고 있던 서책과 서화, 어필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이며, 관련 서적의 유래와 이동에 대해서도 추정이 가능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