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장황은 무늬 없는 황색 종이에 서명을 필사하였다. 표지 다음 장에 원표지로 보이는 斜格卍字紋 황색 종이 표지에 서명이 필사되어 있다. 본문은 첫 장은 주색 李王職 議案月紙에 필사한 것이며, 목록은 주색 李王職 괘지에 필사되었다. 판형은 四周雙邊, 有界, 10行字數不定, 上下向朱魚尾이며, 판하구에 ‘李王職’이 인쇄되어 있다.

 연경당은 1827년(순조 27)에 순조에게 존호를 올리는 경축 의식을 거행할 장소를 마련하기 위해 건축한 것으로, 연경당 동쪽의 善香齋를 서적을 보관하고 독서하는 공간으로 사용하였다. 1920년에 작성된 『演慶堂漢文目錄』(K2-4967)과 『演慶堂漢文目錄 附諺文目錄』(K2-4968)은 연경당에 소장된 서적의 현황을 기록한 자료로, 1929년에 본 목록을 작성할 때 참고했을 것으로 보인다.

 목록의 앞에는 도서를 인계하면서 행정에 사용한 문서가 수록되어 있다. 판심에 ‘議案用紙’가 인쇄된 용지를 사용하여 ‘圖書整理ニ關スル件’, ‘圖書引繼ニ關スル件’이라는 제목으로 인계사항에 대해 기록하였다. 이 문서의 첫머리에 起案·決裁·施行 시기가 기록되어 있는데, 기안은 ‘昭和四年六月十八日起案’, 결재와 시행은 ‘昭和四年六月十九日決裁’, ‘昭和四年六月十九日施行’으로 되어 있어 연경당 장서 인계에 대한 행정적인 절차가 1929년 6월 18일에 기안되어 1929년 6월 19일에 결재·시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이왕직 장관과 차관의 원형 인장이 상단에 날인되어 있고, 장관의 인장 아래에 主殿課長과 主任의 원형 인장이 날인되어 있다.

 ‘圖書整理ニ關スル件’은 연경당 서고의 도서를 정리하고 완료한 뒤에 別紙目錄의 제1호는 주전과 봉모당에, 제2호와 제3호는 회계과 도서실에 이관하여 서로 기록하고 계산한다는 내용이고, ‘圖書引繼ニ關スル件’은 연경당 소장 別紙目錄의 도서를 주전과와 회계과에 인계한다는 내용이다.

 행정문서의 뒤에 별지목록에 해당하는 목록이 나오는데, 제목은 ‘演慶堂圖書目錄’이며 제1부, 제2부, 제3부로 나누어 작성되어 있다. 각 목록의 필체는 다르며 각 목록의 끝에 도서의 총수를 기입하였다.

 제1부 목록명의 아래에 ‘奉謨堂移來分’으로 기재되어 있는데, 앞의 문서에서 언급한 것처럼 ‘연경당도서목록 제1부’는 봉모당으로 옮긴 서적을 기록한 것이다. 목록은 番號, 冊名, 冊數, 秩數, 種別, 備考의 6항목으로 나누어 작성하였고, 번호는 도서에 번호를 부여하여 기록하려 한 것이나 모두 공란으로 되어 있다. 책명은 도서명, 책수는 도서의 권수·책수, 질수는 남아 있는 질수, 종별은 冊, 簇子, 粧帖 등 도서의 형태에 대해 기입하였으며, 비고는 眞本, 搨本, 不秩 등 여러 가지 정보를 수록하고 있다. 제1부의 목록은 총 84點으로 墓誌, 陵圖, 璿源世系, 宮闕志 등 왕실 관련 귀중본이 수록되어 있어 봉모당으로 이전할 만한 성격의 서적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회계과 도서실로 인계된 도서목록인 제2부, 제3부 목록도 같은 형태로 작성하였고, 각각 259종, 255종의 서적이 수록되어 있다. 제2부 목록에는 『小學』, 『小學諺解』, 『中庸』 등의 經書, 『大明會典』, 『大淸會典』 같은 法典 등 다양한 성격의 서적이 있고, 제3부 목록에도 『訓局事例』, 『訓局謄錄』같은 軍事 관련 도서와 『小學』, 『論語』 같은 經書 등 여러 가지 성격의 서적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본 목록은 연경당에서 이왕직으로 인계된 도서의 수량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로, 『연경당한문목록』과 『연경당한문목록 부언문목록』과 비교한다면 연경당의 실체와 왕실 서적의 이동 경로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