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장황은 무늬 없는 황색 종이에 서명을 필사하였다. 서명 아래에 ‘掌侍司’가 필사되어 있다. 표지 다음 장에 원표지로 보이는 무늬 없는 회백색 종이 표지에 서명과 ‘掌侍司’가 필사되어 있으며, 우측 하단에 ‘奉謨堂’이 필사되어 있다. 본문은 판하구에 ‘李王職’이 인쇄된 주색 이왕직용 괘지에 필사한 것으로, 판형은 四周雙邊, 有界, 10行字數不定, 上下向朱魚尾이다. 뒤표지 이면에 ‘西紀一九七三年十二月 藏書閣再裝’이 필사되었다.

 일제강점기 조선의 왕실에 관한 업무는 이왕직이 담당하였는데, 장시사는 이왕직의 직제 중 하나로 순종의 신변을 살피고 의례, 왕가의 譜牒·詞章·古印 등을 관리하였다. 따라서 본 목록의 御筆粧帖 또한 장시사의 관리 대상이었으며 이를 목록화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 자료에 작성 연대가 직접적으로 나타나 있지 않지만, 이왕직 장시사에서 작성했다는 점과 본문 중의 ‘太上王’, ‘今上’이라는 용어로 볼 때 1915년부터 1919년 사이에 작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고종을 태상왕으로 지칭하는 것은 1907년 고종이 왕좌에서 물러난 이후이며 아직 廟號가 쓰이지 않은 것을 보면 고종이 승하하기 전인 1919년 이전이고, 장시사가 설치된 시기가 1915년 이후이므로 작성 시기를 1915년부터 1919년 사이로 추정할 수 있다.

 목록은 列聖御筆, 御筆摺本類, 御製, 各陵園墓碑文, 玉冊文類, 慶進帖類, 未詳類, 畵帖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유물에 대해 名稱, 粧䌙, 數量, 摘要의 4개 사항으로 나누어 기술하였다. 장황에 采緞, 黃紬, 靑紬, 綠緞, 藍緞, 白紋紙 등 다양한 형태의 장황 재료를 수록하고 있어 왕실 화첩의 장황 연구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적요에는 ‘行盡江南’, ‘自別之後’ 등을 기재하고 있는데, 이는 각 필첩의 제목으로 보이며, ‘詩帖’, ‘簡帖’이라고 기재한 것도 있어 제목 외에 필첩의 성격을 나타내는 정보도 기재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제목의 위에 ‘新購’라고 기록하여 새로 구입한 자료임을 나타낸 점으로 보아 이왕직에서 왕실 자료를 관리하는 것 외에 수집도 했음을 알 수 있다. 역대 왕들의 어필류 중에는 영조와 정조의 어필이 많이 수록되어 있으며, 莊祖, 文祖, 大院王 등 후에 추봉된 왕의 어필도 포함되어 있다.

 이왕직 장시사에서 봉모당에 소장하고 있던 御筆粧帖을 목록화한 것으로, 이왕직 시기 왕실 유물의 관리에 대해 살펴볼 수 있는 자료이다. 또한 장황의 재료에 대해서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왕실 어필첩의 장황 연구에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