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장황은 斜格卍字紋 황색 종이에 서명을 볼펜으로 필사하였다. 본문은 인찰공책지에 필사한 것으로, 판식은 四周雙邊, 有界, 10行20字 註雙行, 上下向二葉花紋魚尾이다. 張次 앞에 ‘西’를 붙여 ‘西一’부터 ‘西九十四’까지 필사하고 있다.

 西庫는 규장각의 부속 건물로, 조선본을 소장하였으며 ‘西序’라고 불리기도 하였다. 정조 즉위 후 설립되었는데, 閱古觀의 북쪽, 宙合樓의 서북쪽 방향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고에서 소장하던 서적은 본 자료 외에 『西序書目』, 『西庫藏書錄』 등 6종 이상의 서목으로 작성되어 전해지고 있다.

 『西庫書目』은 항목을 따로 표기하여 그에 따라 적고 있지는 않지만, 내용으로 보면 서명, 비고, 책수, 저자명 등을 기록하고 있다. 주로 서명, 저자명만 기록되어 있는 부분이 많으며, 비고에 해당하는 항목은 서명의 뒤에 注雙行의 형태로 기록하였다.

 책머리에 「西庫書目目錄」이 있어 목록의 전체적인 구성을 알 수 있게 해준다. 권두에 御製御筆, 璿牒璿譜, 御定諸書를 배치하고 그 뒤에 經部, 史部, 子部, 集部로 나누었는데, 본문과 비교해보면 실제로는 集部의 總集類, 別集類 뒤에 別藏과 雜冊의 항목이 추가되어 있다. 별장에는 『高皇帝御製帖』, 『列朝進講冊錄』, 『大學箴』 등이 수록되어 있어 帖本, 拓本 등 보관상 주의를 요하는 것을 따로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잡책에는 분류가 어려운 잡다한 책을 수록한 것으로 보이는데, 『書冊錄』, 『寶文閣冊目錄』, 『西庫藏書錄』 등 목록이 수록되어 있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특히 『서고장서록』은 본 목록을 작성하는 데 직접적으로 참고가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본 목록의 작성 시기는 기재되어 있지 않아 확언하기 어려우나, 서적의 간행 연대로 추정해보면 가장 후대에 간행된 것으로 『小華外史』(1868)가 있어 1868년 이후로 볼 수 있다. 그리고 본 서목보다 후대에 작성된 『奎章閣書目』 내의 「西庫書目」에 1868년 간행된 서적 중에서 『소화외사』 외에 동년 7월에 간행한 『三班禮式』도 있는 것을 볼 때, 본 서목은 1868년 7월 이전에 작성된 것이 아닌가 한다.

 본 자료는 19세기 말 西庫 소장 조선본을 목록화한 것으로, 정조 대부터 융희 연간까지 지속적으로 작성된 西庫의 장서 목록 중 하나이다. 목록의 기입 방식, 분류법, 수록된 서적의 종류나 수량 등이 다른 서고의 서목과 차이가 있으므로 비교를 통해 서고의 서적 소장 내력을 살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