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장황은 문양이 없는 황색 종이에 서명을 필사하였다. 본문은 단면 인쇄된 원고지에 필사되었다. 붉은색 광곽 우측 하단에 ‘李王職纂輯用紙’가 인쇄되어 있으며, 10行24字로 한 면당 240자 원고지이다. 좌측에 ‘一’~‘二四’, 아래쪽에 ‘1’~‘10’이 인쇄되어 있다. 상단의 우측에 클립 자국이 남아 있어 후대에 표지를 개장했음을 알 수 있다. 좌측 상단에 쪽 번호가 필사되어 있다.

 본서의 첫 번째 내용은 1864년(고종 1) 7월 27일에 신정왕후가 동일한 인물의 서원 疊設과 공론 없이 사사로이 서원을 설치하는 私設을 금지하는 조치를 마련하도록 교시한 것이다. 이후 8월 17일 사액서원의 과다한 전결과 보액의 규제를 지시하고, 향현사는 서원으로 볼 수 없으므로 보솔을 금지하고 관청에서 서원에 제수를 공급하는 것을 금지한 내용이 중심을 이룬다.

 두 번째 내용은 1882년(광서 8) 정월 25일 청의 길림장군 銘安과 吳大澂 등이 조선 함경도 빈민이 길림 변경 지역을 차지하여 경작한 것에 대해 전달한 자문이다. 그에 따르면 모두 청국의 공문을 받아서 세금을 바치게 하고, 그들에 예속시켜 政敎를 따르고 연한을 정해 옷차림을 바꾸게 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따라서 만동묘에 대한 내용과 다소 거리가 있다.

 초록 내용 중 서원정책과 관련한 중요한 사항을 날짜별로 확인하면 다음과 같다. 1865년(고종 2) 5월 13일 좨주 宋來熙가 만동묘의 향사를 금지한 것을 철회해달라고 청한 내용이다. 앞서 1865년 3월 29일에 신정왕후가 대보단과 중첩된다는 명분으로 만동묘의 치제를 중지하고 위패를 철수하게 하였고, 예조에서 4월 22일에 만동묘의 신위를 회수하였다. 이는 1868년(고종 5) 전국의 서원을 훼철하기 위한 첫 수순이었다.

 1870년(고종 7) 9월 10일 고종이 당을 만들고 붕당을 주도하는 전국 서원을 철폐할 것을 전교한 내용이다. 1871년(고종 8) 3월 18일과 3월 20일 내용은 전국 47개 서원만 남기고 나머지는 철폐한다는 내용과 47개 서원에 대한 별단을 기록하였다.

 1873년(고종 10) 11월 3일 흥선대원군이 실각하고 면암 최익현이 고종의 친정을 요구하는 상소에 이어 만동묘와 서원 복구를 건의한 것을 시작으로 전국 유생들의 만동묘 중건 상소가 잇따랐다.

 1874년(고종 11) 2월 13일 신정왕후의 하교로 만동묘에 봉향하는 의절을 다시 설치하여 거행하도록 전교하였다. 이후 2월 26일 지평 전재봉이 화양동서원 등을 중건할 것을 상소하였다. 3월 20일 고종이 「萬東廟圖式帖子」를 보고 만동묘 중건에 대해 논한 내용까지 기록되었다.

 본서에는 이후 만동묘의 중건과 관련하여 1874년 5월 5일에 고종이 만동묘 재건에 필요한 1만 냥을 내주어 7월 27일 준공을 마치고 충청감사 이하에게 차등 있게 시상한 내용은 누락되었다. 또한 본문의 내용 중에 후에 장황하는 과정에서 날짜의 선후가 바뀐 부분이 더러 보인다.

 고종 연간 서원 철폐 논의 과정에서 만동묘가 차지하는 상징적 위치를 짐작할 수 있으며, 철폐 이후 최익현을 비롯한 유생들의 지속적인 상소로 인해 중건되기까지의 논의를 자세히 파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