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장황은 황색 종이에 斜格卍字 문양이 있으며, 필사한 四周雙邊 안에 서명을 필사하였다. 표지 우측 상단에 ‘李眞儉書/兪命健篆/洪重疇記’가 필사되어 있다. 본문은 음각으로 총 23면이다. 음기는 총 2면으로 2行2字씩, 묘갈명의 후면에 기록된 記가 3면으로 7行12字, 본문은 18면으로 6行12字씩 잘라 붙여 첩으로 만들었다. 병풍식으로 절첩한 책의 표지와 書背를 하나의 종이로 덮어 싸고 글자가 적히지 않은 뒷면을 풀로 붙여 제본한 선풍장의 형태이다. 제1면에 ‘李王家圖書之章’이 날인되어 있다.

 본서에는 표제와 비문의 4면을 탁본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표제에 ‘韓公墓碣銘’이라고 되어 있다.

 한호는 서예가로 중국의 王羲之, 顔眞卿의 필법을 익혀 각 서체에 모두 능했다고 한다. 1567년(명종 22) 진사시에 합격하고 천거로 관직에 나아갔으며, 관직에 있는 동안 명나라에 가는 사신을 수행하거나 외국 사신을 맞을 때 宴席에 나가 정묘한 필치로 명성을 떨쳤다.

 탁본첩에는 두 종류의 비문이 나오는데, 첫 번째는 李廷龜가 비문을 짓고 李眞儉이 글씨를 썼으며, 兪命健이 전서를 쓴 것이다. 두 번째는 金壽恒이 비문을 짓고, 金壽增이 전서를 쓴 것이다. 이정구가 지은 비문은 그의 문집 『月沙集』에 수록되어 있다.

 본서는 조선 중기 서예사의 흐름 속에서 중요하게 평가되는 한호에 대한 1차 자료로서 가치가 있다. 비문의 내용을 통해 당대인들의 한호에 대한 인식과 서예사에 있어 그가 거둔 성과를 파악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