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장황은 문양이 없는 황색 종이에 서명을 필사하였다. 본문은 음각, 5行12字로 총 13면이다. 탁본한 것을 원래 크기보다 작게 5행씩 잘라 붙여 첩으로 만들었다. 전체적으로 충식의 흔적이 있으나, 배접하여 자료를 보수하였다. 앞뒤 표지는 충식의 흔적이나 종이의 상태가 본문과 달라서 후대에 개장된 것임을 추측할 수 있다. 병풍식으로 절첩한 책의 표지와 書背를 하나의 종이로 덮어 싸고 글자가 적히지 않은 뒷면을 풀로 붙여 제본한 선풍장의 형태이다.

 진안대군 李芳雨는 태조의 맏아들로, 어머니는 神懿王后 韓氏이다. 1393년(태조 2) 지병으로 사망하여 豐德에 장사지냈는데, 병자호란 당시 자손들이 유랑하다가 묘를 失傳하였고, 1667년(숙종 8)에 묘 옆이 장마로 깎이면서 작은 墓碣이 형상을 드러내게 되었다. 이에 정조는 1789년 2월에 경기관찰사에게 명하여 직접 봉심하고 나서 돈과 곡식을 넉넉하게 지급하여 무덤을 봉축하게 하였다. 또한 오래된 비석이 작아져서 새로 비석을 만들게 하고 어제 비문을 내렸다.

 비문은 세로 5행, 가로 12열로 한 면에 60글자씩 되어 있다. 무덤을 수축하고 비석을 다시 세우게 된 이유가 비문에 나와 있는데, 정조가 즉위한 지 13년이 되는 해에 선왕의 능침을 展謁하고 오는 길에 진안대군의 15대손인 忠州 幼學 李國柱가 진안대군의 무덤이 실전되고 묘갈이 드러나게 된 정황을 輦路 앞에서 아뢰었기 때문이다. 정조는 진안대군을 중국 吳나라의 개국 시조인 泰伯에 비유하고, 선대왕의 뜻과 일을 계승한다는 의미를 부여하여 이 일을 진행하였다.

 본서는 조선 후기 숙종 이후로 진행된 선대왕들에 대한 추숭 사업의 일면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이다. 또한 왕권의 정통성 확립과 선대 추숭 사업을 동일시한 정조의 정국 운영 면모를 파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