表題는 ‘備忘錄’이다. 不分卷 1冊(52張) 구성의 5침 線裝本으로, 표지는 문양이 없는 黃色 종이이며, 본문의 종이는 楮紙를 사용하였다. 面紙에 ‘高宗 甲子(1864)—庚午(1870)七年間’, ‘備忘錄’이라고 묵서되어 있다. 판식이 없는 筆寫本으로, 본문은 18行字數不定이다. 표지 이면에 ‘西紀一九七三年十二月藏書閣再裝’이라는 스탬프를 날인하여 본서가 1973년에 改裝되었음을 알 수 있다.

 1864년(고종 1)부터 1870년(고종 7) 사이에 거행된 국가 행사를 주제별로 분류해 한 줄로 간단히 적고, 그 아래 연·월·일의 날짜를 기입해놓았다. 첫머리에 목록이 있고, 科擧·朝賀·印信·鄕校·日月食·喪葬·宗廟·別例·諡號 등 27가지로 분류하여 기록하였다.

 주제별 내용을 살펴보면, 科擧의 첫 기록은 고종의 즉위를 축하하는 慶科 실시에 대한 일로 『고종실록』의 기록보다 앞선 날짜로 기재되었지만, 그 뒤의 관련 내용은 거의 일치하였다. 1864년에 경과를 실시하였고, 1865년(고종 2)에 강화도와 개성, 함경도와 경기 등 전국에서 과거를 실시하였다. 과거에 이어 放榜 관련 기사가 정리되어 있는데, 합격자를 발표하고 의식을 거행한 장소 및 날짜 등이 적혀 있다.

 朝賀에는 憲宗(1827~1849, 재위 1834~1849)에게 추상시호를 올린 일, 대왕대비의 환갑을 축하하며 존호를 올린 일, 哲宗(1831~1863, 재위 1849~1863)의 祔廟 등 왕실 행사나 慶事로 축하 의식을 행한 일이 기재되었다. 印信에는 의정부와 종친부 등 관아의 도장을 새로 주조하고, 평안병사·금천군수 등의 관직 도장을 改印한 일 등이 적혀 있다. 致仕에는 金興根(1796~1870)·李景在(1800~1873)·趙斗淳(1796~1870) 등 大臣 6명이 나이가 많아 관직에서 물러난 사실과 날짜를 적어놓았다. 方物과 拜表에는 관련 사건을 2~3건씩 간단히 기재하였다. 鄕校에는 서원, 각종 사우 등과 관련된 일이 정리되어 있으며, 대원군의 분부로 각 도의 서원을 훼철한 일도 적혀 있다. 別例에는 의정부와 비변사의 분장절목 거행 및 合處 議定, 남연군의 不祧, 『대전통편』의 補葺, 만동묘 철폐, 삼군부 신설, 장례원 화재, 당백전 통용, 『삼반예식』의 반포 등 당대의 중요한 사건들이 간단히 수록되었다. 旌閭에는 전국에 세운 많은 旌閭에 관한 사실이 적혀 있다.

 耆老所에는 洪奭周(1774~1842)와 金左根(1797~1869) 등 2명이 궤장을 받은 일이 적혀 있고, 日月食에는 10여 건의 일식과 월식 날짜가 기재되어 있다. 喪葬에는 永恩府院君 金汶根(1831~1863)과 大護軍 申錫愚(1805~1865) 등 1백여 명의 사망 일자가 적혀 있다. 宗廟·永禧殿·璿源殿·皇壇 등에는 국왕의 親行과 각종 건물 수리 건이 정리되었다. 文廟와 社稷에는 친행과 展謁·望拜禮 등에 대한 일이 적혀 있다. 災異에는 전국에서 태어난 세쌍둥이에 대한 기사 12건을 모아놓았고, 移還御에는 6차례의 경복궁 移御 사실을 적었다. 諡號에는 시호를 부여하거나 개정한 일 10여 건을 정리해놓았고, 胎峯에는 전국 태실에서 일어난 4건의 범장 사건과 향축 下送 등에 대한 일이 실려 있다. 寺刹에는 安國寺와 賢華寺 등 4곳의 사찰에 공명첩을 지급한 일이 기재되어 있다.

 1863년 12월 고종이 즉위한 직후부터 약 7년 동안에 일어난 중요한 정치 사건과 제도 개편, 국가와 왕실 행사 및 국왕의 행차, 일식과 월식 등과 같은 자연 현상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이다. 『고종실록』의 기록과 비교해보면 내용과 날짜 등이 일치하는 내용도 있고, 실록에 없는 기사도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