表題는 ‘宮中豫算書’이다. 不分卷 2冊 구성의 5침 線裝本으로, 표지는 문양이 없는 黃色 종이이며, 본문의 종이는 楮紙를 사용하였다. 面紙에 ‘開國五百四年(1896)八月’, ‘建陽元年(1896)一月’, ‘宮中豫算書’라고 묵서되어 있다. 판식은 四周雙邊, 有界, 無魚尾, 판심 상단에 ‘宮內會計院’이라고 인쇄된 형태의 朱色 印札空冊紙이며, 본문은 10行字數不定 小字雙行으로 된 筆寫本이다. 본문 중에 직방형의 ‘檢査之印’ 및 여러 담당자의 인장이 날인된 문서가 함께 철해져 있고, 2책은 別添書類로만 구성되어 있다.

 본 문서는 크게 두 가지 체제로 구성되어 있다. 1책은 1896년(건양 1) 王后宮과 大殿의 지출 총액이며, 2책은 1895년(고종 32)부터 1897년(광무 1)까지 위 두 기관을 포함한 다양한 왕실 기관에서 지출한 세부 내용이다. 왕후궁과 대전에는 御膳, 服御, 柴炭, 女官俸給 등의 항목이 포함되어 있다. 내역의 마지막에 총 지출액과 문서를 작성한 날짜, 문서의 작성자, 회계원 담당자의 이름이 쓰여 있는데, 궁내부 대신 李載冕과 회계원 경 趙東弼이 담당자로 기재되었다. 두 기관의 예산은 왕후궁이 도합 1,064원, 대전이 1,064원으로 동일하다. 이후부터는 각 궁방의 지출 내용이 월별로 간략하게 기재되어 있다. 수록된 기관은 義和君房, 雲峴宮, 本宮, 王太子妃宮, 大院位宮, 府大夫人宮 등으로 다양하다.

 이 문서는 대부분 한문으로 쓰여 있지만, 순화궁의 경우에 유일하게 한글을 사용한 점이 주목된다. 문서의 중간에 內需司를 비롯하여 龍洞宮, 於義宮, 明禮宮, 壽進宮 등 왕실의 재정을 지출하는 핵심 기관의 예산도 기재되어 있다. 이 문서는 각 기관에서 작성한 것을 모아놓은 형태이므로 문체나 형식에서 조금씩 차이가 있다. 경비 지출에 주로 사용되는 물종은 銀貨이며, 일부 항목에서 동전이 사용되었다. 19세기 중반까지 쌀과 동전, 布木이 주를 이루던 재정 구성과 많이 달라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갑오개혁 이후 왕실 재정의 구성과 규모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문서가 개별적인 형태로 나뉘어 있지만, 종합하여 분석한다면 왕실 재정과 관련 연구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