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장황은 백색 종이에 斜格卍字 문양이 있다. 표제와 서근제는 ‘鑄字事實帖’이며, 권수제는 ‘鑄字事實’이다. 본문은 총 5장으로 이제면 1장과 뒤 공격지 1장이 있다. 인찰공책지에 필사한 것으로 판형은 四周單邊, 有界, 11行 14字, 上下向黑魚尾이다. 권말에 ‘大正六年(1917)十一月日謄寫’가 필사되어 있다. 인장은 ‘李王家圖書之章’이 날인되어 있다.

 본서는 조선의 활자 印書의 법이 태종조 계미년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기록하였다. 활자의 역사를 1403년(태종 3) 계미자부터 설명하고 있는데, 癸未字, 庚子字, 甲寅字, 壬辰字, 丁酉字, 生生字, 整理字 등에 대하여 간략히 기록하고 있다. 尹定鉉이 짓고 金炳國이 쓴 것으로, 그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계미자는 태종조 계미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경연 소장 고주본 시·서·좌전을 글자본으로 삼아 李稷 등에게 명하여 10만 자를 만들게 한 것이다. 세종 대에는 李蕆 등에게 改鑄하게 하여 庚子字를 만들고, 『孝順事實』과 『爲善陰騭』 등의 책을 글자본으로 삼아 갑인자 20여만 자를 만들었다. 영조 대에는 갑인자로 인쇄한 『心經』, 『萬病回春』을 글자본으로 삼아 15만 자를 만들어 芸館에 두고 임진자라 이름을 칭하였다. 정조 대에는 徐命膺에게 명하여 갑인자를 글자본으로 삼아 15만 자를 만들어 內閣에 보관하게 하였는데, 이것이 丁酉字이다. 徐浩修에게는 韓構字를 개주하여 8만여 자를 만들게 하여 內閣에 보관하였다. 또한 중국의 『사고전서』 취진판의 글자를 본떠 大小 32만여 자를 만들어 생생자라고 이름을 붙였다. 갑인년(1794)에 내각에 명하여 銅字를 창경궁 옛 홍문관 건물로 옮기게 하였는데, 건물을 주자소로 바꾸었다. 생생자를 자본으로 삼아 대자 16만 자, 소자 14만 자를 만든 것이 정리자이며 주자소에 보관하였다. 철종조에 주자소에 불이 나서 정리자 대자 8,923자, 소자 3만 9,416자, 한구자 3만 1,829자와 타고 남은 글자 17만 5,698자만 보관하였다.

 뒷부분에 ‘鑄字監董諸臣題名錄’이 부기되어 있다. ‘太宗癸未鑄字監掌’, ‘世宗庚子鑄字監掌’, ‘世宗甲寅鑄字監掌’, ‘正宗丁酉關西鑄字監董’, ‘正宗壬寅關西鑄字監董’, ‘正宗丙辰鑄字監董’, ‘當宁戊午鑄字監董’으로 계미자, 경자자, 갑인자, 정유자, 한구자, 정리자 등을 제작할 당시의 분장 기록과 그 명단을 기록한 것이다.

 규장각에 拓本 『鑄字事實』을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해볼 때, 본서는 주자소 소장 목판을 탁본하고 그 탁본을 등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첩의 형태로 작성되지 않았음에도 표제에 ‘鑄字事實帖’이라고 기록된 것은 원본의 형태가 첩으로 장정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태종 대부터 철종 연간까지 여러 활자의 주자 내력에 대하여 간략히 알 수 있는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