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는 연속 육각형 무늬가 있는 비단으로 장황하였으며, 2折 3面의 절첩본이다. 흰 비단으로 된 제첨이 있으며 그 위에 서명을 필사하였다. 표제는 ‘集祥殿奉在件記’이며, 권수제는 ‘集祥殿奉在件’이다. 본문은 각필로 광곽을 표시하고 있으며 4행 필사본이다. 제3면 마지막 행의 ‘奉謨堂’ 글자 위에 종이를 붙였던 흔적이 있다.

 집상전은 현종의 명에 의하여 1667년(현종 8) 왕대비인 仁宣王后가 거처할 대비전으로 지은 건물이다. 본래 집상당 건물이 있던 자리에 대비전을 새로 지은 것으로, 창덕궁 대조전의 동북 방향에 위치하고 있다. 대조전 동쪽의 행각이 집상전 서쪽의 행각과 연결되어 있는 등 위치상 매우 가깝다. 실록을 통해 이 건물에서 왕들이 침을 맞는 등 치료 공간으로도 이용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대조전과 가까운 건물이었기 때문으로 추정할 수 있다.

 본서(K2-4666)는 집상전에 봉안하고 있던 列聖御筆을 다른 건물로 이봉하기 위하여 작성한 것으로, 집상전에 소장하고 있던 자료를 확인할 수 있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자료들은 대조전에서 가까운 전각에 따로 봉안해놓은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본문에 이봉되는 서적의 서명과 책수만을 기록하고 있으며, 첩의 마지막 부분에 ‘崇禎紀元後二百三年庚寅七月初十日移奉于奉謨堂’이라고 기록되었다. 따라서 1830년(순조 30) 7월 10일에 봉모당으로 이봉하면서 작성된 것임을 알 수 있으나, 실록 등을 통해서 해당 기사를 찾아보기 어렵다.

 봉모당은 정조 대에 어진, 어제, 어필, 어화, 선보, 보감 등을 보관하기 위해 지은 건물로 창덕궁 후원의 주합루 남서쪽에 위치한 전각이다. 1857년(철종 8)에 이문원의 북쪽에 위치한 小酉齋 자리로 옮겨졌다. 본서가 작성된 당시에는 창덕궁 후원 쪽에 위치한 봉모당으로 자료들이 이봉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본서에 기록되어 있는 자료는 총 9종으로, 봉모당으로 이봉하는 서책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太祖大王御筆』 2帖, 『世祖大王御製訓辭』 1卷, 『宣祖大王御筆』 3帖, 『列聖御筆』 2卷, 『列聖御筆』 1帖, 『肅宗大王御筆』 1帖, 『英宗大王御筆』 5帖, 『英宗大王御筆』 1卷, 『英宗大王御筆 圖畫簇子』 1軸으로, 총 9종 12帖, 4卷, 1軸이다. 집상전에서 소장하고 있던 자료는 어필이 대부분인데, 어필 자료의 경우 주로 봉모당에서 관리하였기 때문이다.

 봉모당으로 이봉된 자료 9종은 『奉謨堂奉藏書目』에서도 찾아볼 수 있으나, 경우에 따라 20회 이상 나타나는 자료도 있어 어느 자료인지 정확하게 밝히기는 어렵다.

 집상전에 열성어제어필 자료를 봉안하는 사항에 대해 자세한 자료가 남아 있지 않으나, 1830년(순조 30)에 봉모당으로 해당 자료가 이봉되었다는 기록을 통해서 봉모당 이외의 전각에서 소장하고 있던 자료의 현황 등을 간략하게 살펴볼 수 있는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