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장황은 황색 종이에 斜格卍字 문양이 있으며, 종이로 된 제첨 위에 사주쌍변의 광곽을 그리고 ‘[滿洲歷代地/理附圖第十七]淸初疆域圖’를 필사하였다. 가로 3절, 세로 3절로 된 접포식 장정이다. 사주쌍변의 광곽에 컬러 인쇄된 지도이며, 사주쌍변에 위도와 경도를 검은색 선으로 표시하고 있다. ‘淸初疆域圖’라는 지도명과 ‘朱字ハ古名ナリ’라는 주기가 인쇄되어 있다. 광곽의 바깥쪽 하단부에는 ‘木崎盛政 製圖’라는 제도자에 대한 기록과 ‘縮尺＝百五拾萬分一之尺’이라는 축척이 우측에서 좌측의 순서로 인쇄되어 있다. 지도 우측 상단에 ‘李王家圖書之章’과 ‘洋裝圖書分類’라는 인장이 날인되었다.

 19세기 말부터 일본은 만주를 침략하기 위해 만주 지역이 본래 중원 왕조에서 독립된 지역이었음을 주장하는 자료를 수집하고 각종 연구를 진행하였다. 이후 만주의 역사와 지리를 독립적으로 다룬 일련의 결과물들을 내놓았는데, 그중 『滿洲歷史地理』와 함께 편찬된 附圖도 중요한 결과물이었다(『滿洲歷史地理』에 대한 내용은 K2-4604 『渤海時代滿洲圖』 참조).

 장서각 소장의 『淸初疆域圖』는 1폭 1책으로 되어 있으며, 황색 책 표지 좌측에 ‘滿洲歷代地理附圖第十七 淸初疆域圖’라고 지도명이 있고, 지도 안쪽 좌측 상단 사각형 안에 지도명을 적고 그 아래 괄호에 ‘西曆一六一六年以前’이라는 지도가 반영하는 시간적 범위를 표시하였다. 그리고 ‘붉은 글씨는 옛 지명이다’라는 주기가 적혀 있다.

 주기의 내용대로 붉은색으로 淸代의 역사적 상황을, 검은색으로 지도가 제작될 당시의 상황을 표현하고 있다. 바다와 호수는 녹색으로 채색하고, 하천은 푸른색 실선으로 표현하였다. 해안선의 변화가 있는 지역은 점선으로 현재의 해안선을 따로 표현하였다.

 지도 하단 중앙에 축척을 표시하였다. 중앙에 ‘縮尺＝百五十萬分一之尺’으로 문자식 축척을 기재하고, 왼쪽에 중국척(支那里＝里), 오른쪽에 미터법(吉米＝km)으로 도표식 축척을 표시하였다. 지도 우측 아랫부분에 ‘木崎盛政 製圖’라 하여 편찬자를 기입하였다.

 지도에 수록된 지역은 북위 39도에서 47도, 동경 119도에서 136도까지이다. 남으로 한반도의 황해도와 강원도 북쪽, 북으로 몽골 일부, 중국 동북 지방의 대부분, 서로 요하 일대, 동으로 연해주까지 포함하는 지역이다. 국경선은 표시되어 있지 않고, 제작 당시의 만주와 몽골의 주요 지명만 기재하였다.

 지도의 제목은 ‘淸初疆域圖’이지만 사실상 지도가 반영하고 있는 내용은 청 건국 이전이다. 1616년은 명 萬曆 44년이자 청 태조 누르하치가 ‘大金’을 세우고 연호를 ‘天命’으로 정한 해이다. 1616년 大金을 세운 후 3년째 되는 해에 본격적으로 명에 대항하여 군사를 일으켰다. 1626년 누르하치가 寧遠에서 사망한 후 皇太極이 즉위하였다. 그 후 ‘女眞’을 ‘滿洲’로 개명하게 된다. 1636년(崇禎 9) 皇太極은 국호를 ‘大淸’이라고 하고 ‘崇德’으로 연호를 정하고 ‘大金’이라는 국호의 사용을 정지했다. 그 후 역사상 누르하치가 세운 ‘大金’을 ‘後金’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지도에 반영되어 있는 내용은 곧 누르하치가 大金을 건국하기 전으로, 사실상 명 말기의 내용이다.

 명과 후금(여진), 명과 조선의 국경을 붉은색 ‥-‥-‥-‥-‥-‥-으로 그렸다. 조선의 강역을 압록강과 두만강 이남으로 표시하였고, 혜산진 북쪽부터 무산까지 여진으로 포함시켰다. 당시 명대의 요동변장을 적색으로 표현하였다(요동변장에 대한 내용은 K2-4603 『明代遼東邊墻圖』 참조).

 명의 강역 동북지역에 여진 각 부족의 이름을 표기하였는데, 활동 영역의 경계선은 표시하지 않았다.

 20세기 초 조선의 道 경계선은 검은색 ‥-‥-‥-‥-‥-‥-로 표현하였다. 지도에 표기된 조선의 옛 지명은 조선과 명, 조선과 여진을 연결하는 교통로 상에 있는 지명들이다. 1413년(태종 13) 이후에 바뀐 지명들이 나타나고 있다. 平壤－安州－博川－宣川－鐵山－義州는 조선에서 명으로 가는 노선에 있는 지명들이고, 咸興－端川－吉城－名川－鏡城－慶興－鐘城－防垣－高嶺－會寧－甫乙下－豊山堡 등은 여진을 비롯한 북방 지역으로 통하는 노선에서 보이는 지명들이다.

 중국 명청 교체기 만주 지방의 역사지리와 지명을 연구하는 데 매우 유용한 자료이자, 20세기 초 일본이 만주를 침략하기 전후의 중국 동북 지역 지명과 지역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