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장황은 황색 종이에 斜格卍字 문양이 있으며, 종이로 된 제첨 위에 사주쌍변의 광곽을 그리고 ‘[滿洲歷代地/理附圖第五]前燕時代滿洲圖’를 필사하였다. 가로 1절, 세로 2절로 된 접포식 장정이다. 사주쌍변의 광곽에 컬러 인쇄된 지도이며, 사주쌍변에 위도와 경도를 검은색 선으로 표시하고 있다. ‘前燕時代滿洲圖’라는 지도명과 ‘朱字ハ古名ナリ’라는 주기가 인쇄되어 있다. 광곽의 바깥쪽 하단부에는 ‘木崎盛政 製圖’라는 제도자에 대한 기록과 ‘縮尺＝三百萬分之一’이라는 축척이 우측에서 좌측의 순서로 인쇄되어 있다. 지도 우측 상단에 ‘李王家圖書之章’과 ‘洋裝圖書分類’라는 인장이 날인되었다.

 19세기 말부터 일본은 만주를 침략하기 위해 만주 지역이 본래 중원 왕조에서 독립된 지역이었음을 주장하는 자료를 수집하고 각종 연구를 진행하였다. 이후 만주의 역사와 지리를 독립적으로 다룬 일련의 결과물들을 내놓았는데, 그중 『滿洲歷史地理』와 함께 편찬된 附圖도 중요한 결과물이었다.

 장서각 소장의 『前燕時代滿洲圖』는 1폭 1책으로 되어 있으며, 황색 책 표지 좌측에 ‘滿洲歷代地理附圖第五 前燕時代滿洲圖’라고 지도명이 있고, 지도 안쪽 좌측 상단 사각형 안에 지도명을 적고 그 아래 괄호에 ‘337-370’이라는 지도가 반영하는 시간적 범위를 표시하였다. 연도 아래 다섯 종류의 지도 부호에 대한 안내가 있다. 붉은색 ◎, ⊙, △는 각각 국도, 군치, 주치를 표시하고 있다. ++++++ 표시 위의 녹색 선은 前燕의 영토를 ·-·-·-·-·-·- 표시 위의 녹색 선은 邊外 諸國의 강역을 표시하였다. 그 아래에 ‘붉은 색으로 옛 지명을 나타낸다’라는 주기가 적혀 있다.

 지도의 하단 중앙에 ‘縮尺＝三百萬分之一’로 문자식 축척을 기재하고, 그 좌측에 중국척(淸里), 우측에 미터법(吉米＝km)으로 도표식 축척을 표시하였다.

 지도의 도곽선은 이중으로 되어 있다. 외부 도곽선은 4겹의 실선으로 되어 있고, 도곽선 사이에 경도와 위도를 2도 간격으로 기입하였다. 지도에 수록된 범위는 북위 38도에서 46도, 동경 116도에서 130도 사이이다. 이는 남으로 중국 산동반도 북부와 한반도의 충청도 이북, 북으로 몽골 일부와 중국 동북 지방의 대부분, 서로 북경, 동으로 두만강까지 포함하는 지역이다. 옅은 갈색으로 농담을 조절하여 고도를 표현하고 있다. 주기의 내용대로 붉은색으로 前燕 시대의 역사적 상황을, 검은색으로 지도가 제작될 당시의 상황을 표현하고 있다. 바다와 호수는 녹색으로 채색하고, 하천은 푸른색 실선으로 표현하였다. 해안선의 변화가 있는 지역은 점선으로 현재의 해안선을 따로 표현하였다.

 前燕은 16국시대 鮮卑族 귀족인 慕容皝이 건립한 국가이다. 337년은 모용황이 燕王에 오른 해이다. 342년 後趙의 대군을 몰아낸 후 중원으로부터의 압력을 떨쳐내고 龍城(현재의 遼陽)에 수도를 정한다. 그 후 연왕 慕容儁은 352년 칭제하고 수도를 薊(지금 북경의 북서쪽 지역)로 옮긴다. 그 후 북방의 세력을 정리한 후 수도를 鄴으로 옮기는 등 점차 중원으로 진출하였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前秦의 府堅에게 멸망당한 해가 370년이다.

 前燕의 전성기 강역은 淮河 북부와 山西省 동쪽 지역의 대부분, 그리고 산동반도, 요동반도를 포함하는 것이었다. 지도에 표현된 전연시대 동쪽의 국경선은 東遼河를 따라 내려오다 開原에서 내륙으로 이어져 關口와 九連城을 연결하는 압록강 하구로 향하고 있다. 동쪽으로 고구려와 맞닿아 있다. 지도에 西安平이 前燕의 영토로 기록되어 있다. 西安平은 『三國史記』에 311년(미천왕 12)에 고구려가 점령하여 멸망할 때까지 고구려의 영토였던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하지만 지도는 이러한 사실을 반영하고 있지 않다. 중국의 사서에는 244년에 고구려가 이곳을 魏나라의 관구검에게 빼앗겼다는 내용만 있고 그 후 고구려가 다시 탈환하였다는 내용이 없다. 이를 통해 『만주역사지리』의 편찬자와 지도제작자가 편찬 당시 중국의 사서만 참조하여 제작한 것으로 짐작된다.

 지도에 표현된 전연의 행정단위는 幽州와 平州가 있다. 幽州에는 北平郡과 遼西郡이 있었으며, 평주에는 창려군, 현도군, 요동군을 표시하고 郡과 州의 경계도 표시하였다. 前燕과 고구려 외에 백제와 예맥, 북옥저와 부여, 읍루 등을 표시하고 있다.

 전연시대 북경부터 한반도까지 동북 지역 각지를 연결하는 교통로가 붉은색 실선으로 표시되어 있다. 북경에서 시작된 길이 두 갈래로 갈라져 북쪽으로는 大凌河 유역을 따라 가다가 義州를 지나 錦州로 가고, 남쪽으로는 無終－陽樂－徒河新城을 지나 錦州로 간다. 錦州에서 襄平으로 이어져 그곳에서 남북으로 갈라진다. 남쪽으로 요동반도 끝까지 다다르고, 북쪽으로 奉天을 지나 開原까지 이르는 길이 있고, 奉天에서 고구려 경내로 진입하는 교통로가 표현되어 있다. 陽平에서 동남쪽으로 이어지는 교통로가 또 있는데, 鳳凰城과 九連城 등을 거쳐 압록강을 건너 고구려 남부로 들어간 후 평양을 지나 백제의 강역으로 진입하여 개성으로 이어지고 지금의 서울 서쪽에서 두 갈래로 갈라져 서쪽으로는 지금의 호남 지방으로, 동쪽으로는 한산(광주)을 거쳐 충청도와 영남 지방 입구까지 이어지는 노선이 표현되어 있다.

 제작 당시의 조선, 러시아, 중국의 국경선은 검은색으로 표시하였다. 조선 국경선은 압록강과 두만강을 경계로 하였고, 함경북도, 함경남도, 평안북도, 평안남도, 황해도, 경기도, 강원도, 충청북도 지명을 표시하였다. 두만강을 경계로 러시아와 접하며, 중국 부분에 吉林省, 盛京省, 直隸省, 山東省 등의 주요 지명이 기재되어 있다.

 중국 전연시대 만주 지방의 역사지리와 지명을 파악하는 데 매우 유용한 자료이다. 중국 동북 지역의 역사지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편찬된 지도이지만, 현재의 시각으로 보면 20세기 초 일본이 만주를 침략하기 전후의 중국 동북 지역 지명과 지역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