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장황은 남색 면직물이며, 사주쌍변의 광곽이 있는 종이로 된 제첨 위에 ‘[朝鮮使者用日本地圖]日本地圖’를 필사하였다. 가로 3절, 세로 3절로 된 접포식 장정이다. 서명 아래에 ‘全’이라는 전체 책수 표시가 있다. 필사본 채색 지도로, 사주단변 烏絲欄에 필사되었다. 지도 가운데 일부 떨어져 나간 부분과 충해의 흔적이 있어 지도 1폭을 저지로 배접하였다. 지도에는 산림과 바다를 구별하여 채색하였으며, 선박이 별도로 필사되었다. 광곽 안쪽에는 방위가 표시되어 있다. 지도 하단에 지도를 그린 사람과 글을 작성한 사람의 이름이 각각 ‘馬淵氏自藁庵’, ‘岡田氏自省軒’이라고 기입되어 있다. 우측 상단에 ‘李王家圖書之章’과 가운데 하단에 ‘朝鮮使者’ 등의 인장이 날인되었다.

 본 지도의 模本인 「校正大日本圓備圖」는 1702년 목판으로 제작한 일본 지도로, 육지 내의 역참을 거점으로 육로 노선과 항로가 상세하게 묘사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도 내의 부호를 부기한 점에서도 이러한 사항을 파악할 수 있는데, □는 城下屋敷, ●는 역참, 굵은 선인 太系는 國境, 가는 선인 細系는 陸路와 船路를 표시하였음을 밝혔다.

 지도 상단과 하단의 여백에 五畿內 5개, 東海道 15개, 東山道 8개, 北陸道 7개, 山陰道 8개, 山陽道 8개, 南海道 6개, 西海道 9개와 壹岐, 對馬 등 섬 2개국 등 68州와 그에 속한 628郡의 쌀 수확량이 기록되었는데, 동해도 15개국 중 相模國은 19만 4,500석으로 에도시대 초기의 수치를 반영하고 있다.

 지도의 제작과 관련하여 ‘難波陳人 馬淵氏自藁庵圖, 岡田氏自省軒書’라고 하여 오사카 난바 출신의 馬淵自藁庵이 그리고, 岡田自省軒이 글씨를 썼음을 밝히고 있다.

 지도의 묘사 방법은 당시 일본도의 주류를 이루던 이시카와 도모노부(石川流宣, 약 1689~1713)가 만든 1687년 「本朝圖鑑綱目」과 1691년 「日本海山潮陸圖」 같은 流宣圖 계통과 유사하여 상호 영향이 주목된다. 이시카와 도모노부는 우키요에(浮世繪) 작가 히시카와 모로노부(菱川師宣)의 제자로 우키요에의 목판기술을 지도 작성에 이용하여 산과 나무, 바다의 파도 문양과 채색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회화적 요소가 강한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校正大日本圓備圖」는 주요 산을 표현하고, 바다는 파도 문양 대신 파란색으로 담채하고 배를 표현하여 船路를 강조하였다.

 지도의 표제를 ‘朝鮮使者用 日本地圖’라 밝혀, 사용을 전제로 필사한 일본 지도의 모본이 「校正大日本圓備圖」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조선 통신사가 부산에서 에도까지 선로와 육로, 역참을 자세히 표시한 지도를 노정의 주요 정보로 활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