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장황은 황색 종이에 斜格卍字 문양이 있으며, 종이 제첨 위에 사주쌍변의 광곽을 그리고 ‘[滿洲歷代地/理附圖第七]隋代及唐初滿洲圖’를 필사하였다. 가로 3절, 세로 2절로 된 접포식 장정이다. 사주쌍변의 광곽에 컬러 인쇄된 지도이며, 사주쌍변에 위도와 경도를 검은색 선으로 표시하고 있다. ‘隋代及唐初滿洲圖’라는 지도명과 ‘朱字ハ古名ナリ’라는 주기가 인쇄되어 있다. 광곽의 바깥쪽 하단부에 ‘木崎盛政 製圖’라는 제도자에 대한 기록과 ‘縮尺＝四百萬分之一尺’이라는 축척이 오른쪽에서 왼쪽의 순서로 인쇄되어 있다. 지도 우측 상단에 ‘李王家圖書之章’과 ‘洋裝圖書分類’라는 인장이 날인되었다.

 19세기 말 일본이 편찬한 중국 隋와 唐 王朝에 대한 역사지도이다. 19세기 말부터 일본은 만주를 침략하기 위해 만주 지역이 본래 중원 왕조에서 독립된 지역이었음을 주장하는 자료를 수집하고 각종 연구를 진행하였다. 이후 만주의 역사와 지리를 독립적으로 다룬 일련의 결과물들을 내놓았는데, 그중 『滿洲歷史地理』와 함께 편찬된 附圖도 중요한 결과물이었다(『滿洲歷史地理』에 대한 내용은 K2-4604 『渤海時代滿洲圖』 참조).

 장서각 소장의 『隋及唐初滿洲圖』는 1폭 1책으로 되어 있으며, 황색 책 표지 좌측에 ‘滿洲歷代地理附圖第七 隋及唐初滿洲圖’라고 지도명이 있고, 지도의 우측 상단 사각형 안에 지도명을 적고 아래 괄호 안에 ‘西曆五八九年－六六 八年’이라고 지도의 시간적 범위를 밝히고 있다. 부호에 대한 설명은 따로 없다. 연도 아래에 ‘붉은 글씨는 옛 지명이다’라는 주기가 적혀 있다. 지형은 연한 색으로 채색한 羽毛式으로 표현하고 있다. 주기의 내용대로 붉은색으로 명대의 역사적 상황을, 검은색으로 지도 제작 당시의 상황을 표현하고 있다. 바다와 호수는 녹색으로 채색하였고, 하천은 푸른색 실선으로 표현하였다. 해안선의 변화가 있는 지역은 점선으로 현재의 해안선을 따로 표현하였다. 바다의 명칭은, 동해는 일본해로, 서해는 황해로 표시되어 있으며, 중국의 근해로 遼東灣, 渤海, 直隸灣 등이 표기되어 있다.

 589년은 수나라가 건국된 해이며 668년은 고구려가 멸망한 해이다. 본 지도는 이 사이 중국 동북 지방과 흑룡강 주변의 러시아 지역과 한반도의 일부에 있었던 당시의 국경과 행정구역 및 주요 지명을 기입한 신연활자판 지도이다.

 지도에 수록된 지역은 북위 36도에서 54도, 동경 114도에서 138도까지이다. 지도의 도곽선이 이중으로 되어 있다. 외부 도곽선은 네 겹의 실선으로 되어 있고 외부 도곽선 안쪽에 경도와 위도를 2도 간격으로 기재하였다. 지도의 하단 도곽선 바깥쪽 중앙에 축척을 표시하였다. 중앙에 ‘縮尺＝四百萬分之一’로 문자식 축척을 기재하고 좌측에 중국척(支那里＝里), 우측에 미터법(吉米＝km)으로 도표식 축척을 표시하였다. 지도 우측 아래에 ‘木崎盛政 製圖’라 하여 편찬자를 기입하였다.

 수와 당초의 만주 지역은 요서 지역의 일부를 제외하고 고구려와 다른 북방 민족들이 그 중심에 있었다. 수와 당 왕조 초의 영향력이 요하의 동쪽, 즉 요동에 미치지 못하던 상황이 지도에 표현되어 있다. 고구려 국경은 서쪽으로 隋(618년 이후는 唐)와 경계를 접하고, 북쪽으로 開原－長春－農安 북쪽을 연결하면서 吉林 북쪽의 松花江을 따라 내려오다가 渾春 남쪽의 두만강을 따라 동해로 이어진다. 남쪽으로는 임진강 북쪽에서 경기도와 강원도의 경계를 따라 내려오다 원주 남쪽과 강릉 북쪽을 연결하는 선을 그 경계로 하고 있다. 고구려의 남쪽에 신라만 기재되어 있어 지도의 한반도 부분은 백제가 멸망한 후임을 알 수 있다. 고구려의 북쪽은 서쪽으로부터 厥, 霫奚, 契丹, 靺鞨 등의 명칭이 경계선 없이 대략적인 활동 범위에 이름만 기재되어 있다.

 수나라의 요서 지역과 고구려의 평양까지 이어지는 교통로가 붉은색 실선으로 그려져 있다. 이 노선은 涿郡(北京)－石城－楡關－燕州－汝羅－廣寧－遼陽－安平－鳳凰－九連城－義州－平壤으로 이어진다.

 고구려의 지명으로 遼東城, 平壤, 白巖城, 安市城, 建安, 國內城, 丸都, 汨灼城 등이 표시되고, 新城, 蓋牟, 烏骨城, 汝羅 등의 지명에는 위치 비정이 확실하지 않다는 뜻으로 물음표가 병기되어 있다. 말갈은 고구려의 영역 동북쪽에 白山部와 粟末部로 나누어 표시하였다. 신라 지명으로 唐恩郡과 北漢山이 각각 南陽과 京城으로 위치가 비정되어 있다.

 본 지도에는 20세기 초의 조선, 러시아, 중국의 국경선이 표시되어 있다. 조선과 중국의 국경선은 압록강과 두만강이다. 조선 13도의 지명을 모두 표시하였고, 중국의 지명으로 흑룡강, 길림, 성경, 직예, 산동 등의 성을 표시하였다. 북경에서 평양까지의 도로가 적색 선으로 그려져 있고, 신라 당은군에서 산동성 등주까지의 해로가 표시되어 있다.

 수대와 당대 초기 만주 지방의 역사지리와 지명을 연구하는데 매우 유용한 자료인 한편, 20세기 초 일본이 만주를 침략하기 전후의 중국 동북 지역 인문지리와 자연지리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