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장황은 청색 종이에 斜格卍字 문양이 있으며, 흰 종이 제첨 위에 서명을 필사하였다. ‘地圖’는 공통적으로 필사하였고, 제1책은 ‘京畿道 咸鏡道’, 제2책은 ‘忠淸道 全羅道’, 제3책은 ‘江原道 慶尙道’, 제4책은 ‘黃海道 平安道’를 필사하였다. 권수제는 없다. 절첩본 지도로 제1책은 26절 50면, 제2책은 27절 52면, 제3책은 28절 54면, 제4책은 28절 54면이다. 가로 16~24칸, 세로 11~16칸의 방안지를 그린 후 지역을 필사하여 그린 채색 지도이다. 지도에 ‘李王家圖書之章’이 날인되어 있다.

 본 지도는 4책으로 구성된 채색 필사본으로 각 지도책의 앞부분에 鄭尙驥(1678~1752)가 제작한 『동국지도』의 도별도를 수록하고 있으며, 경상도 지도에 대마도가 그려져 있다.

 지도의 바탕에 그려진 20리 방안의 크기는 4.2cm이다. 모든 고을을 동일한 축척으로 그리고 있어 이웃 고을의 지도와 연결할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도별도와 전국지도를 제작할 수 있다. 이 지도의 도법과 수록된 지리 정보는 19세기의 『대동여지도』를 비롯한 여러 조선 전도 제작의 바탕이 되었다. 지리 정보의 묘사에서 회화적인 기법도 매우 뛰어나다. 산지는 중첩된 꺾기 형태의 묵선 위에 청록색으로 채색하여 산줄기를 표현하고, 그 위에 청담색의 濃淡을 이용하여 산세의 폭과 봉우리를 묘사하였다. 하천 유로를 겹선으로 그렸으며, 연한 청색으로 채색하였다. 하천에 따라 폭을 다르게 표현함으로써 본류와 지류를 구분하였다. 바다는 연한 청색으로 그렸고, 수파묘는 표현되어 있지 않다. 도서의 경우 담청색의 산지로 표현하면서 섬의 규모를 묘사하였다. 읍치는 적색의 원으로 표현하였고, 이웃 고을을 잇는 도로가 적색 실선으로 그려져 있다.

 제작 시기와 관련하여, 경상도 도별도에 1767년 개칭되기 이전의 ‘山陰’과 ‘安陰’ 지명이 있고 양주 지도에 육릉이 기록되어 있어 1776년 이전의 상황을 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경상도 군현지도에는 ‘山淸’과 ‘安義’로 표기되어 있고, 충청도 도별도에는 尼山(1776년 尼城으로 개명)의 지명이 나타난다. 이를 볼 때 이 지도는 영조 대의 원본 지도를 바탕으로 정조 대에 그린 것임을 보여준다.

 20리 방안 군현지도책은 『조선지도』(규장각 한국학연구원), 『팔도지도』(국립중앙도서관), 『지도』(고려대학교도서관) 등 서로 다른 표제로 여러 기관에 소장되어 있다. 이 중 고려대학교도서관본의 경우 장서각본과 유사하게 한 면에 여러 군현을 그리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면별로 군현의 배열이 다르고 회화 기법과 필치가 다소 떨어진다. 장서각본 『지도』는 18세기에 제작된 다양한 형태의 20리 방안 군현지도책의 하나로서, 당시 지도책의 변형을 보여주는 좋은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