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서명이 ‘輿地圖’로 서명은 표지서명을 따른다. 표지 장황은 1971년 개장한 것으로 민무늬 회색의 두터운 종이를 사용하였고, 본 표지는 민무늬에 짙은 갈색의 두터운 종이를 사용하였다. 얇은 주황색 실을 사용하여 선장하였다. 본문은 ‘天下圖’를 시작으로 하여 한국 각 도의 지도를 목판으로 찍은 목판본이다. 지질은 조금 두터운 저지를 사용하였다. 책수는 7장 1책이다. 인장은 ‘藏書閣印’을 날인하였다.

 세계를 그린 「천하도」를 비롯하여 「중국도」, 「유구국도」, 「일본국도」와 조선을 그린 「동국팔도대총」과 도별도 등 총 13매의 지도로 구성되어 있다. 지도 표제인 ‘輿地圖’가 2면에 걸쳐 쓰여 있으며, 제책의 형태가 다른 도별 지도책과 상이하다. 지도책의 뒷면에 ‘一九七一年 四月/藏書閣再裝’이라 쓰여 있어 책의 원형이 변형된 것으로 보인다.

 「천하도」의 경우 당시 널리 보급된 원형 천하도와 유사한 구도를 취하고 있다. 이 지도는 조선에서 17세기 이후 제작된 것으로, 유럽에서 전래된 서양 세계지도를 재해석하여 세계의 모습을 그린 것이다. 장서각 소장본의 경우 경위선이 그려져 있는데, 이는 이 지도가 조선 지도에 경위선 개념이 도입되기 시작한 18세기 이후에 제작되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중국도」에서 묘사된 범위는 중국과 조선이며 장강과 황하의 유로가 강조되어 그려져 있다.

 「동국팔도대총」 지도는 조선 전기에 만들어진 「동람도」의 유형을 따르고 있다. 도곽 안에 국토의 위치와 함경도 온성, 전라도 해남, 강원도 강릉과 함께 황해도 풍천을 조선의 4극단으로 기록하여 국토 강역의 범위를 나타냈다. 압록강을 비롯하여 두만강, 대동강, 한강, 금강, 낙동강 등의 유로가 실제와 유사하게 그려져 있다. 산으로 백두산이 장백산으로 기재되어 있으며, 이 외에 묘향산, 풍악산, 지리산이 묘사되어 있다. 도서로 서해에 명호도, 진도가 있고, 남해에 그려진 제주도에 한라산과 함께 제주목, 대정, 정의현 지명이 기재되어 있다. 동남쪽에 대마도, 동해에 울릉도가 묘사되어 있다. 팔도의 지명은 사각형 안에 쓰여 있으며 경지 면적과 호수가 부기되어 있다.

 도별도를 보면 지도의 도곽선 부분에 좌·우도, 남·북도, 영동·영서도 등 각 도에 속한 군현 수를 적고 있다. 각 군현의 읍치에는 수령의 품계, 한양으로부터의 거리가 수록되어 있다. 일부 도별 지도첩에 나타나는 지지적인 내용은 수록되어 있지 않다. 충청도 지도에 1800년(순조 1)에 ‘尼城’에서 ‘魯城’으로 바뀐 지명이 기재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시기 이후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본 지도책은 당시 가장 널리 보급된 도별 지도책의 한 유형으로, 지도책의 변형 과정을 잘 보여준다. 지도에 수록된 지리 정보는 당시 조선인들이 인식하였던 세계와 국토의 내용을 잘 보여주는 유용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