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제는 ‘綏慶園碑文’이다. 1첩 표제 아래에 ‘一’, 2첩 표제 아래에 ‘二’라고 冊次를 墨書하였다. 不分卷 2帖으로 표지는 살구색 비단에 문양이 없고 裝幀은 旋風葉으로 書背를 붉은 비단으로 고정시킨 형태이다. 서명은 비단으로 만든 제첨 위에 필사하였다. 1첩은 13折, 2첩은 9折로 구성되어 있고, 종이는 두꺼운 楮紙를 사용하였다. 본문은 板式이 없는 拓印本이며, 1첩은 비 前面으로 1行 2字, 2첩은 陰記로 2行 3字로 이루어졌다.

탁본은 ‘一’과 ‘二’로 나누어져 있는데, 一은 비의 전면을 탁본한 것으로 ‘大韓昭裕暎嬪綏慶園’이 전서로 쓰여 있고, 二는 비의 뒷면 음기를 탁본한 것이다. 음기는 1899년(광무 3) 11월 ‘昭裕’라는 시호를 올렸고, 綏慶園으로 봉하게 되었다는 간단한 내용이다. ‘昭’는 덕을 밝히는 데 공로가 있다는 것이고, ‘裕’는 배우기에 힘쓰고 묻기를 좋아한다는 의미이다. 이와 관련된 기사가 『高宗實錄』 36년 9월 14일 기사에 보인다.

영빈 이씨는 영조의 후궁으로 본관은 전의이다. 1696년(숙종 22) 서울 觀光坊에서 부친 贈贊成 李楡蕃과 모친은 漢陽金氏의 사이에서 태어났다. 1701년(숙종 27) 궁인 선발에 응시하여 뽑혔고, 숙종 비인 인원왕후의 도움으로 1726년(영조 2) 영조의 후궁이 되었다. 1727년(영조 3) 화평옹주를 낳아 귀인으로 승봉되었고, 1730년(영조 6) 영빈이 되었다. 1735년(영조 11) 사도세자를 낳으면서 그의 위상은 더욱 높아졌다. 1762년(영조 38) 사도세자가 폐위당하는 와중에서도 크게 동요하지 않다가 2년 뒤인 1764년(영조 40)에 慶熙宮 養德堂에서 69세의 나이로 사망하였다. 영빈 이씨의 묘는 義烈墓이고, 사당은 義烈宮이었다. 그러나 1788년(정조 12) 의열묘와 의열궁의 동일한 칭호가 부당하다는 錦城尉 朴明源의 상소를 계기로 의열궁의 궁호를 宣禧宮으로 고쳤다.

영빈 이씨에 대한 추숭 사업은 1788년(정조 12)에 일단락되었지만, 이후 고종 대에도 추숭 전례를 계속 이어나갔다. 1899년 고종은 정조의 유업을 계승하여 사도세자를 ‘莊祖’로 추숭하는 결정을 내리고 일련의 의식을 거행하였다. 그 과정에서 원으로 봉하라는 영조 때의 遺敎에 따라 영빈 이씨에게 시호를 올리고 상호도감을 설치할 것을 논의하였다. 그 결과 13일 후에 ‘昭裕’라는 시호를 내리고 ‘綏慶’이라는 원호를 내렸다. 이때 이르러 義烈墓를 封園하라는 영조의 遺命에 따라 墓가 園으로 적용되어 ‘綏慶園’으로 승격되었다.

 대한제국기 왕실 추숭 사업의 일면을 엿볼 수 있는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