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제는 ‘淑嬪崔氏神道碑銘’이며, 표제 아래에 ‘眞本’이라고 墨書되어 있다. 不分卷 1帖으로 구성되었고, 표지는 흰 종이에 문양이 없고 裝幀은 折帖裝으로 書背를 붉은 비단으로 고정시킨 형태이다. 서명은 제첨 위에 필사하였다. 65折로 구성되어 있고, 종이는 두꺼운 楮紙를 사용하였다. 앞부분에 四周單邊으로 匡廓을 그렸으나 일부에 그치고, 나머지 본문은 板式이 없는 筆寫本으로 비의 前面은 1行 1字, 陰記는 3行 6字로 이루어져 있다.

1724년(경종 4) 영조는 즉위하자마자 숙빈의 사우를 順化坊에 새로 건립하는 것을 추진하였다. 이에 대한 廟號를 ‘淑嬪廟’라 하고, 1744년(영조 20)에는 ‘毓祥廟’로 올리고, 1753년(영조 29)에 다시 毓祥宮으로 승격시켰다. 묘소 또한 1744년에 ‘昭寧墓’라 올리고, 1753년에 昭寧園으로 승격시켰으며, 이와 함께 ‘和敬’이란 시호도 동시에 올렸다. 묘의 관리는 大院君 奉祀孫의 사례에 따라 4대 이후에도 敦寧正이 세습하도록 하고, 典監을 두고 수호하게 하였다. 즉 이 신도비는 1725년 사우를 새로 건립하는 것에 맞추어 세운 것이다.

신도비는 모두 왕명을 받아 錦平尉 朴弼成(1652~1747)이 제술하고, 礪山君 李枋이 글씨를 썼고, 전액은 西平君 李橈(1687~1756)가 적었다. 이들은 일이 끝나고 각각 熟馬 한 필씩을 하사받았다. 이 외에도 『승정원일기』에는 監役官은 沈師聖, 相地官은 朴承儉, 寫字官은 李春華, 李義芳, 李春芳이 담당했던 것으로 나온다.

제술을 했던 박필성은 본관이 潘南이고, 호는 士弘 또는 雪松齋이며, 시호는 孝靖이다. 孝宗의 사위이며, 아버지는 都正 朴泰長이고, 어머니는 金榮後의 따님이다. 1662년(현종 3) 淑寧翁主와 결혼하여 錦平尉에 봉해졌으나, 1668년(현종 9) 숙녕옹주가 천연두로 일찍 죽어 평생 홀로 살았다. 1685년(숙종 11)부터 1717년(숙종 43)까지 사은사와 주청사로 여러 차례 청나라를 내왕하였다. 영조 때에 長壽한다는 것으로 오언시와 궤장을 하사받았다. 1747년(영조 23) 7월에 9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고, 효행을 기리어 旌門이 내려졌다. 비문의 글씨를 쓴 이방에 대한 사적은 자세하지 않으며, 이요는 宣祖의 庶子인 仁城君 珙의 증손으로, 당대에 명필로서 이름이 나서 宗室과 관련된 신도비 글씨는 그가 대부분 썼을 정도이다.

이 신도비의 작성은 1725년으로 기록되어 있지만, 『승정원일기』에는 실제로 숙빈 사우의 移安은 1726년(영조 2) 1월 16일에 행하고 동시에 제사를 지냈다.

 영조가 신도비를 통해 행한 숙빈 최씨에 대한 추숭의 한 단면을 볼 수 있으며, 생모가 후궁이라는 신분적 약점을 극복하고 영조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한 목적도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