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제는 ‘녈셩후비지문’이다. 2卷 2冊으로 구성된 흰 실의 5침 線裝本이며, 표지는 모두 살구색 종이에 斜格卍字 문양이 있다. 서명은 제첨 형식으로 인쇄하여 후대에 붙였다. 1책 표지 이면에 ‘녈셩후비지문권지일’, 2책 표지 이면에 ‘녈셩후비지문권지이’라고 묵서되어 있다. 1책은 61장, 2책은 59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종이는 일반적인 楮紙를 사용하였다. 본문은 板式이 없는 한글 筆寫本으로, 11行 21~27字 小字雙行으로 이루어져 있다. 1책 권말에 ‘셰을유삼월샹순일필셔’, 2책 권말에 ‘셰을미계춘샹순안국동생방의셔다’, ‘을미이월이십팔일시작야삼월춘구일등하의다다’라는 필사기가 있다. 英祖 妃 貞聖王后까지 기록되어 있으므로, 필사기의 을유년과 을미년은 그 이후로 볼 수 있다. 권수면 하단에 정방형의 ‘藏書閣圖書印’이 날인되어 있다.

왕후들의 지문은 왕비 사후에 대개 한문으로 지어지는 것이 통례였으므로, 이 책 또한 한문 원문의 한글 번역본으로 추정된다. 권1에 21명, 권2에 11명에 대한 기록이 있다.

표제는 지문으로 기재하였으나, 지문이 15편, 행록이 6편, 사실이 2편, 신도비명, 기문, 애책문, 존호책문, 봉왕비책문, 봉왕세자빈책문, 시책문, 행장 등이 각 1편이다. 글의 지은이는 대개 權近(1352~1409), 卞季良(1369~1430), 鄭麟趾(1396~1478), 金錫冑(1634~1684) 등을 비롯한 조정 대신이 지었으나, 왕이 직접 지은 것과 無名氏의 저작도 적지 않다.

대체적인 서술은 크게 왕비 가문 世系의 유래와 현황, 왕비의 출생 연월일과 출생지, 출생 이후의 훌륭한 행적, 죽은 때, 죽은 곳, 壽年, 諡號의 冊封, 葬地와 그 방위 및 날짜 등을 명시했다. 그다음으로 자손들의 현황을 자세히 수록했으며, 끝으로 글을 쓰는 소감이나 후기로 간략하게 마무리하는데, 대개 왕비의 행적을 객관적으로 묘사하며, 사실 위주로 정확히 기술하였다.

총 2권 2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권1의 권말에 ‘권의 장을 랴다가 너모 둣겁기 두권의 화다’라는 글이 있다. 이를 통해 책의 분량이 너무 두꺼워져서 두 책으로 나누고, 권1의 권말에 장책을 나누게 된 이유를 기재한 것으로 보인다.

 왕비들의 지문을 한글로 번역한 책으로, 당시 왕실의 비빈을 비롯한 궁중 여인들의 교양서 또는 교육서의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한글이 사용된 만큼 18세기 이후의 국어학적인 특징이나 궁중에서 사용된 어휘를 살펴보는 데도 유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