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은 표지 서명을 따랐다. 표지 서명 우측에 ‘英宗’, ‘丙辰年’, ‘赤裳山城’이라는 기록이 있다. 표지 장황은 빛바랜 황색 종이에 연화와 보상화 당초 등의 무늬가 있다. 종이는 楮紙를 사용하였으며 본문은 四周雙邊에 上下內向三葉花紋魚尾의 판식을 가진 木板 印札空冊紙에 12行으로 墨書하였다. 제1면에 ‘李王家圖書之章’과 ‘茂朱赤裳山史庫所藏 朝鮮總督府寄贈本’이 날인되어 있다.

1736년 3월 16일에 종부시낭청은 왕세자의 冊禮를 『국조어첩』과 『선원보략』에 수정하기를 제조에게 아뢰었다. 보통 『선원보략』을 수정해야 할 사항이 발생했을 경우에 종부시낭청은 제조에게 稟目을 올려 아뢰고, 제조는 국왕에게 草記를 올려 계품한다. 수정 사항이 많거나 사안의 중요도에 따라 종부시에 교정청을 설치하였다. 그러나 경비로 인한 폐해를 염려하여 도감을 설치하지 않고 종부시가 주관하여 수정 작업을 진행하기도 하였다. 영조 연간에 이루어진 26회의 『선원보략』 수정에서 12회는 종부시가 주관하였고, 14회는 교정청에서 주관하였다. 1736년은 종부시에서 『선원보략』을 수정한 사례이다. 이때 국왕에게 올리는 進上件은 5건인데, 3건은 藍大緞으로 冊衣를 만들고 2건은 草注紙로 만들었다. 『선원보략』은 진상건과 진헌건, 봉안건, 반사건을 제작했으며, 용도에 따라 종이를 비롯한 재료의 품질이 차별되었다. 선원각에 봉안하는 봉안건은 보통 진상건의 위격에 맞추어 책의를 만들었다.

본 의궤에는 『선원보략』 수정 과정에 들어가는 종이를 두고 종부시와 호조의 입장 차이를 볼 수 있는 흥미로운 關文이 수록되어 있다. 4월 12일에 종부시는 初見印出과 再見印出에 필요한 厚白紙 13권 6장을 호조에 요청하였다. 초견인출과 재견인출은 책의 正本을 찍어내기 전에 시험 삼아 찍어내 오자를 교정하는 작업이다. 그러나 호조는 초견인출에 필요한 수량을 白紙로 보내왔다. 종이 수량을 줄이고 품질을 낮추어 보낸 호조에 대해 종부시는 『선원보략』이라는 책의 위격과 초견과 재견인출의 중요성을 피력하였다. 이에 대해 호조는 물자 절약이라는 차원에서 호조에서 검토하여 적절한 수량과 품질을 보냈다고 답변하였다. 『선원보략』 수정을 둘러싼 관서 간의 이와 같은 갈등은 수정의 빈도수에도 영향을 주었다. 1750년대에 이르면 진상건과 봉안건의 책의를 비단으로 하지 않고 紙衣로 만들게 된다. 7월 7일에 교정청 모든 관원은 수정을 마친 『선원보략』을 儀仗과 鼓吹를 갖추어 경희궁의 정문을 통과하여 崇政殿으로 나아가 진상하였다.

 본 의궤는 도감인 교정청을 설치하지 않고 종부시에서 주관하여 『선원보략』의 수정을 추진하였다. 따라서 교정청이라는 칭호 없이 수정을 거행하는 종부시로서는 협조를 요청하는 관서와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본 의궤는 수정에 들어가는 종이의 수량과 품질을 두고 종부시와 호조 간의 갈등을 보여주는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