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제는 ‘顯宗大王實錄形止案 康熙十六年 赤裳山上’이고, 내제는 ‘丁巳九月 日 顯宗大王實錄形止案’이다. 표지 장황은 빛바랜 황색 종이에 매화와 연꽃이 들어간 회자 문양이 있는 것이고, 홍색 실로 선장해놓았다. 앞표지 우측에 ‘康熙十六年(1677)’, ‘赤裳山上’이 적혀 있다. 본문은 墨色印札空冊紙에 15행에 맞추어 필사하였다. 어미는 上下內向二葉花紋魚尾이다. 본문에서 첨지를 붙여 수정한 흔적이 있다. 종이는 저지이며 책 수는 3장 1冊이다. 본문 첫 면에 ‘茂朱赤裳山史庫所藏 朝鮮總督府寄贈本’, ‘李王家圖書之章’을 날인하였다. 각 면마다 ‘一品奉使之印’을 날인하였다.

본 형지안은 마지막 장에 실록청 관원들의 명단이 수록되어 있는 것을 볼 때, 『현종실록』을 적상산사고에 봉안할 때 작성된 것이 아니라 『현종실록』이 완성되었을 때 향후 외사고 봉안에 대비하여 중앙에서 미리 만들어놓은 것으로 추정된다. 『승정원일기』 숙종 3년 9월 13일 기사에 따르면, 좌의정 權大運이 완성된 『현종실록』을 적상산사고와 오대산사고에 우선 봉안할 것과 예조로 하여금 실록 봉안을 위한 吉日을 擇定하게 할 것을 건의했고, 숙종이 이를 수용하였다. 따라서 길일을 정하고 奉安使를 차출하는 것과 기타 준비 과정 등을 고려할 때 실제 『현종실록』의 적상산사고 봉안은 1677년(숙종 3) 9월보다는 늦게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현종실록』은 1권이 1책으로 편집되어 총 22권 22책이며, 실록궤 2개에 나누어 보관되었다. 형지안에는 각 궤별로 보관된 실록의 卷次와 각 권의 기사 수록 기간이 실려 있다. 예를 들면, 제1궤의 첫째 줄에 “第一卷 自己亥五月以十二月至”라고 기록하여 『현종실록』 제1권(제1책)에 기해년(1659년, 현종 즉위) 5월부터 12월 말까지의 기사가 실려 있음을 표시하였다.

마지막 장에는 『현종실록』 편찬이 완료될 당시 實錄廳의 總裁官과 都廳堂上 4명, 都廳郎廳 4명의 명단이 실려 있다. 형지안에는 관직명과 姓·手決만 있고 이름은 빠져 있는데, 『顯宗大王實錄纂修廳儀軌』(K2-3795)에 수록된 편수관 명단과 대조한 결과 총재관은 權大運이고, 도청당상은 閔點·洪宇遠·李觀徵·李堂揆, 도청낭청은 柳命夏·兪夏益·睦林儒·吳始大임을 확인하였다.

 조선 후기에 적상산사고로 실록이 봉안되는 과정의 일단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