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제는 ‘顯宗大王實錄纂修廳儀軌’이고 표제와 서근제는 ‘實錄廳儀軌’이다. 표지 장황은 빛바랜 황색 종이에 매화와 연꽃이 들어간 회자 문양이 있는 것이고, 홍색 실로 선장하였다. 앞표지 우측에 ‘顯宗朝’, ‘赤裳山上’이 적혀 있다. 본문은 墨色印札空冊紙에 15행에 맞추어 필사하였다. 어미는 上下內向二葉花紋魚尾이다. 본문에서 미색 첨지를 붙여 일부 내용을 수정한 흔적이 있다. 종이는 저지이며 책 수는 66장 1冊이다. 인장은 본문 첫 면에 ‘茂朱赤裳山史庫所藏 朝鮮總督府寄贈本’, ‘李王家圖書之章’을 날인하였다. 각 면마다 ‘二品奉使之印’을 날인하였다.

본서에는 「목록」이 없으며, 본문은 啓辭·移文秩·甘結秩·印出諸具·賞典·宣醞·各房謄錄·粉板謄錄廳謄錄·別工作謄錄의 순으로 정리되어 있다.

「啓辭」는 『顯宗實錄』 편찬과 관련하여 실록청에서 국왕에게 보고한 내용과 국왕의 傳敎를 정리해놓은 것이다. 이에 따르면, 1675년(숙종 1) 5월 18일 承政院에서 실록청 설치와 總裁官 차출을 건의했고, 곧이어 총재관을 비롯한 실록청 관원이 임명되었으며, 윤5월 3일에 ‘實錄廳事目’이 마련되었다. 윤5월 12일부터 7월 20일까지 『時政記』를 刪節한 후, ‘纂修凡例’를 정하고 산절 내용을 바탕으로 初草를 작성하였다. 初草를 교정하여 中草를 작성한 다음, 謄錄廳을 설치하고 粉板謄錄郎廳 15인을 임명하여 粉板에 謄書하였고, 이를 조판하여 시험 인쇄 및 교정 작업을 진행했다. 이어 正本 인출에 착수하여 9월 3일에 『현종실록』 5질의 인출과 粧이 모두 완료되었다. 완성된 실록은 9월 9일에 춘추관에 봉안하였고, 아울러 顯宗의 行狀과 誌文·諡冊·哀冊을 실은 『현종실록부록』 1권을 별도로 인출하여 국왕에게 올렸다. 『시정기』와 史草는 9월 19일 彰義門 밖 遮日巖에서 洗草했고, 9월 13일에는 備忘記를 내려 실록청 관원과 員役·匠人에게 포상하였다.

「移文秩」과 「甘結秩」은 실록 편찬에 필요한 물자 조달과 員役 차출을 위해 실록청과 각 관청 사이에 주고받은 공문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印出諸具」는 실록 정본의 인출에 사용된 물자와 참여한 匠人의 명단을 기록한 것이다. 각 방과 등록청의 謄錄에는 『시정기』 산절을 담당한 1·2·3방과 중초의 粉板謄書를 담당한 등록청의 업무와 관련된 공문서 내용, 소속 관원 명단 등이 수록되어 있다. 「別工作謄錄」에는 별공작에서 제작한 각종 물품의 목록이 실려 있다. 권말에 총재관 權大運과 도청당상 閔點 등 4인, 도청낭청 4인의 署押이 있다.

 『현종실록』 편찬에 대한 논의와 찬수 과정, 찬수가 지연된 경위, 인력 동원과 물자 조달, 실록청과 관청 간 업무 협조 등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어서, 조선 후기 실록 편찬 과정을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데 매우 유용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