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은 표제를 따랐다. 내제는 ‘崇禎七年十二月初三日 香山實錄曝曬移安于茂朱赤裳山城’이다. 표지 장황은 빛바랜 황색 종이에 민무늬이며, 홍색 실로 선장해놓았다. 표지 우측에 ‘崇禎七年(1634)十二月二十四日’이 적혀 있다. 본문은 백지에 13행에 맞추어 필사하였다. 한자가 틀린 부분 일부를 묵으로 지워서 수정한 흔적이 있다. 본문의 글씨는 해서로 적어놓았다. 종이는 저지이며 책 수는 4장 1책이다. 인장은 본문 첫 면에 ‘茂朱赤裳山史庫所藏 朝鮮總督府寄贈本’, ‘李王家圖書之章’을 날인하였다. 각 면마다 ‘奉使之印’을 날인하였다.

내제를 통해, 당시 묘향산사고의 서적들을 적상산사고로 옮기기 위해 포쇄를 실시하고 장서를 점검하여 본 형지안을 작성했음을 알 수 있다.

본서의 내용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앞부분은 묘향산사고 소장 실록의 현황을 정리한 것이다. 당시 묘향산사고에는 임진왜란 이후 복각된 태조~명종 대 실록과 『光海君日記』가 소장되어 있었으며, 실록궤의 수는 15개였다. 형지안에는 실록궤별로 보관된 실록의 책 수만 기록되어 있어서 다른 형지안들에 비해 내용이 소략하다.

뒷부분은 묘향산사고에 소장된 일반서적의 내역을 정리한 것이다. 별도의 제목 없이 실록 현황에 이어서 바로 나오며, 소장 도서의 서명과 卷數(일부는 冊數)가 기록되어 있다. 일반서적은 제14·17·18·19 등 4개의 궤에 나누어져 있는데, 형지안에는 ‘14궤→18궤→19궤→17궤’의 순으로 기록되어 있다. 제14궤에는 『綱目』·『東醫寶鑑』 등 8종, 제18궤에는 『龍飛御天歌』·『內訓』 등 9종, 제19궤에는 『皇華集』·『東國兵鑑』 등 4종, 제17궤에는 『輿地勝覽』·『朱子書』 등 2종과 形止案 7권이 보관되어 있었다. 1633년(인조 11) 2월에 작성된 『實錄奉審形止案』(K2-3732)과 비교해볼 때, 『高麗史』·『詩經諺解』·『定陵碑文』·『東國新續三綱行實』 등 4종이 빠져 있는데, 아마도 1633년 2월부터 1634년 12월 사이에 먼저 적상산사고로 옮겨진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마지막 장에는 당시 묘향산사고에 파견되어 포쇄를 담당했던 史官이 기록되어 있는데, “朝散大夫行藝文館奉敎兼春秋館記事官 臣兪[手決]”라고 쓰여 있고 이름은 빠져 있다. 그런데 『인조실록』 및 『承政院日記』에서 兪榥이 1634년 윤8월 이후 예문관 봉교 겸 기사관으로 재직하다가 1635년(인조 13) 1월 정언으로 임명된 내용을 확인하였다. 이를 볼 때, 본 형지안을 작성한 사관 ‘兪’는 유황일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 후기 묘향산사고의 장서 현황 및 중앙정부의 사고 관리 실상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