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제는 ‘康熙二十年 八月 日 赤裳山實錄曝曬時形止案’이다. 표지 장황은 빛바랜 황색 종이에 四方連續 문양이 있는 것이고, 홍색 실로 선장해놓았다. 표지 우측에 ‘康熙二十年(1681)辛酉八月日’, ‘赤裳’이 적혀 있다. 본문은 괘선이 없는 백지에 9행에 맞추어 해서로 적어놓았다. 본문 마지막에 ‘奉列大夫行藝文館奉敎兼春秋館記事官 臣鄭[수결]’이라고 적혀 있다. 종이는 저지이며 책 수는 44장 1책이다. 인장은 본문 첫 면에 ‘茂朱赤裳山史庫所藏 朝鮮總督府寄贈本’, ‘李王家圖書之章’을 날인하였다. 각 면마다 ‘奉使之印’을 날인하였다.

본서의 내용은 두 부분으로 나누어지는데, 앞부분은 소장 실록의 현황을 정리한 것이고, 뒷부분은 적상산사고 소장 일반서적의 내역을 정리한 「書冊秩」이다. 먼저 실록 현황을 보면, 『太祖實錄』부터 『顯宗實錄』까지 각 책의 卷次가 실록궤별로 정리되어 있다. 예를 들어, 제1궤의 『태조실록』은 첫째 줄에 “第一之三”, 둘째 줄에 “第四之九” 등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첫째 줄은 『태조실록』 제1책에 권1부터 권3까지 실려 있다는 뜻이고, 둘째 줄은 마찬가지로 제2책에 권4부터 권9까지 수록되었음을 표시한 것이다. 당시 사고에 소장된 실록궤는 총 32개였으며, 1번부터 차례로 연번이 붙어 있었다. 이 중 제1~13궤에는 임진왜란 이후 재간행된 태조부터 명종까지의 실록이 담겨 있고, 제14궤부터 선조 이후의 실록이 보관되었다. 『宣祖實錄』부터는 전체 실록궤의 연번과 함께 각 왕대별 실록궤 연번도 함께 기재되어 있다.

다음으로 「書冊秩」에는 적상산사고에 소장된 일반서적의 현황이 수록되어 있다. 적상산사고의 일반서적은 모두 11개의 궤에 나누어 보관되었다. 형지안에는 제1궤의 『綱目』을 비롯하여 經書·史書·儀禮書·文學書·醫書·兵書와 儀軌·形止案 등 다양한 자료들의 소장 상황이 기록되어 있다. 의궤와 형지안은 서명 아래에 작은 글씨로 편찬 연대가 부기되어 있으며, 일부 서적들은 적상산사고에 입고된 시기, 보존 상태, 도서 이동 이력 등이 기록되어 있다.

마지막 장에는 당시 적상산사고에 파견되어 포쇄를 담당했던 史官이 기록되어 있다. 『承政院日記』 1681년 7월부터 11월까지 기사에서 鄭濟先이 奉敎로 재직했음이 확인되므로, 본 형지안을 작성한 사관 ‘鄭’은 정제선일 것으로 생각된다.

 조선 후기 적상산사고의 장서 현황 및 중앙정부의 사고 관리 실상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