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제는 ‘電報各國歐’이다. 표제의 ‘各國’ 옆에 ‘暗號’를 후기하였고, 우측 상단에는 ‘內在’라 묵서하였다. 표지 장황은 흑색의 면직물을 사용하였고, 서명은 朱絲欄의 籤紙에 묵서하였다. 앞표지 내지에 알파벳 대문자와 필기체가 쓰여 있고, 각 알파벳 발음을 국문으로 朱筆하여 놓았다. 내지 우측 상단 알파벳 위에 ‘內’가 쓰인 첨지가 부착되어 있다. 본문의 판식은 新鉛活字版이고 四周雙邊에 6段으로 영문이 함께 인쇄된 인쇄용지에 해당 電報暗號를 필사하였다. 電報暗號를 書頭에 檢字를 가나다라순으로 주필하여 놓았고, 人名·郡·各國과의 密約용어·外國人名 등의 암호를 기록하였다. 字數는 20行字數不定이다. 본문은 일반적인 楮紙에 인쇄하여 반으로 접어 제책하였다. 책 수는 1冊 318張이고, 본문의 문자는 국한문과 영문 혼용이다. 인장은 제1장 우측 상단에 ‘藏書閣印’이 날인되어 있다.

다른 전신부호책과 달리 한글이나 숫자로 이루어진 부호가 없는 것으로 보아 외국과 전신을 할 때에 사용하기 위해 작성된 전신부호책으로 보인다. 처음에 알파벳 대문자, 소문자와 발음을 한글로 적은 다음 바로 전신부호가 나와서 정확한 작성자와 작성 시기를 확인할 수 없다. 다만 내용 가운데 ‘駐法 金晩秀’라고 수정한 흔적이 있다. 김만수가 駐法韓國公使로 재임한 기간은 1901~1902년이기 때문에 그 이전에 작성하였다가 김만수가 駐法韓國公使로 임명되면서 고쳐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기술방식은 인쇄된 영문부호표에 한자를 기입하고 그 옆으로 그 한자가 포함된 단어를 배치하는 형식이다. 순서는 가나다순이며, 단어는 ‘가’로 시작하여 ‘逼迫’으로 끝난다. 그 뒤로 국가를 기준으로 한 부호들이 배치되어 있다. 국가의 순서는 일본, 미국, 영국, 독일, 러시아, 프랑스, 오스트리아, 청국 순이다. 다음으로 도별 각 郡에 해당하는 부호가 이어진다.

이어서는 義和君을 시작으로 주요 대신들의 이름이 성씨별로 기록되어 있다. 순서는 李, 閔, 金, 趙, 尹, 朴, 沈, 洪, 申, 韓, 權, 高, 徐, 崔, 鄭, 成, 元, 吉, 尙, 玄, 張, 吳이다. 가격에 따라 순서를 정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 아래 駐英公使 閔泳敦, 駐美公使 趙民熙, 駐法公使 金晩秀, 駐德公使 閔哲勳, 駐俄公使 李範晉, 駐日公使 成岐運이 적혀 있다. 다음으로 각국 공사나 고문관, 외국어 교사 등 외국인이 나오고 이어서 朴泳孝, 俞吉濬, 趙羲淵, 張博, 安駉壽, 禹範善 등의 國事犯들의 이름이 적혀 있다. 그 뒤로는 新設郡, 新海關, 新개항장, 감리서, 재판소, 철도, 各港 警務署, 各港 電報司, 各港 郵遞司, 각국 철도회사, 各國海·陸軍僑舍, 各國鑛師, 各國船匠에 해당하는 부호들이 기록되어 있다.

 대한제국기에 사용된 전신부호를 파악할 수 있는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