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표지와 원표지 서명은 ‘光武九年 皇實費豫算冊’이다. 내지에는 ‘光武九年度歲出經常部 皇室費目別調製書’라고 쓰여 있다. 표지 장황은 황색 종이에 斜格卍字 문양이 있으며, 서명은 표지에 필사하였다. 겉표지 다음 장에는 원표지가 있는데, 겉표지를 개장한 시점은 기록되어 있지 않다. 본문 및 원표지의 판식은 版上口에는 ‘宮內會計院’이, 版下口에는 ‘第 道’가 있는 朱色 木版印札空冊紙로, 四周雙邊에 上下向二葉花紋魚尾이고 10行이다.

본 문서에서는 첫 장에 ‘出給豫算月別表’라고 해서 1~12월에 월별로 지급되는 예산을 표로 정리하여 제시하였다. 이 표는 문서 상단에 있는 목차와 연계되어 있어서 각 시기마다 각 항목에 지출하는 예산을 한눈에 볼 수 있게 만들었다. 또한 각 목차마다 소계를 적어 두어 비목별로 지급되는 예산의 총액을 확인하기도 용이하다.

한편 각 항목마다 예산 총액에서 紙貨가 차지하는 비중을 별도로 표기한 것이 주목된다. 紙貨는 말 그대로 종이로 만든 화폐를 말한다. 대한제국은 1904년(광무 8) 11월부터 일본인 재정고문관 주도로 백동화 유통을 중지하고 새로운 화폐를 유통시키는 화폐 정리 사업에 돌입하였다. 본 문서가 작성된 것은 화폐 정리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던 그 이듬해였다. 따라서 황실재정 운영에서부터 새로운 화폐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각 예산 부분에 紙貨를 별도로 표기했던 것이다. 1905년 대한제국의 예산은 총 145만 4천원이었다.

내용 구성은 간단한 표를 이용했다. 가로 10칸, 세로 4칸인 표를 만들어 세로 4칸의 가장 상단에 欵이라 하여 대분류를 넣었고, 그 아래는 項이라 하여 소분류를 넣었다. 그리고 나머지 두 칸에는 세부 항목과 금액을 기재하였다.

대한제국 황실 예산의 비목과 규모를 상세하게 정리하였고, 월별 예산표까지 포함하고 있어서 연간 재정 운영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자료이다. 또한 화폐 정리 사업이 진행되던 시기의 예산표이기 때문에 새로운 화폐가 정부 예산 속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살펴볼 수 있다. 같은 대한제국 예산표인 『皇室費豫算槪額』(K2-3274) 문서와 비교한다면 시기별 예산 규모의 변화와 비목 변화도 분석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