表紙書名과 卷首題는 ‘懿昭世孫宮禮葬儀軌’다. 表紙書名 아래 단권임을 표시하는 ‘全’이 필사되어 있다. 上下內向二葉花紋魚尾의 15행 界線이 목판으로 인쇄된 종이에 내용을 필사하였다.

1책의 필사본이다. 목록과 좌목 및 도청의궤·각 방 의궤 등이 없고, 전반적인 의궤의 편찬 형식을 따르지 않았다. 의소세손의 예장을 거행하기 위한 도청과 예조의 보고, 長生殿 등 관련 아문의 감결 및 이에 대한 영조의 傳敎가 수록되어 있으며, 예장을 거행하기 위한 인원 동원의 규모와 賞典 등을 기재한 別單, 각종 재용 상황을 기록한 實入秩, 用還秩 등이 실려 있다. 의소세손은 사도세자의 아들로 1750년(영조 26)에 태어나 바로 세손 책봉을 받았으나 1752년에 3세의 어린 나이로 昌慶宮 崇文堂에서 薨逝하였다. 시호는 ‘懿昭’이고, 경기도 楊州 鞍峴에 묻혔다.

내용을 살펴보면, 첫 기록인 3월 4일에는 의소세손이 요절한 사실과 도제조와 제조, 嬪宮都監의 제조 등이 梓室을 새로 조성하는 것에 대한 보고가 있었고, 새 재실은 아랫부분을 두텁게 하라는 영조의 傳敎 등이 수록되어 있다. 재실 조성은 장생전에서 전담하였고, 목수 10명과 乬鉅匠 2牌 4명을 동원하였고, 각각 料米와 石魚·甘醬·甘藿·眞油·炊飯燒木·陳酒 등을 지급하였다. 조각장, 刻手 등 여러 장인들도 동원되었고, 각종 재목 등이 쓰였는데, 각각의 물종과 물량 등이 자세히 기재되어 있다. 3월 12일부터는 外梓室을 조성하였고, 재실과 외재실을 加漆하는데, 吉日을 택일하여 규정된 의식 절차에 따라 실시하였다. 밤에 일할 경우에는 黃燭과 籠脂 등을 제공하였다.

묘소 조성은 3월 24일 卯時부터 시작하였고, 발인은 5월 11일 亥時에 시작하여 다음 날 묘소에 도착하고 下梓室을 거행하도록 하였다. 이를 위하여 擔陪軍과 引曳軍 등을 미리 點考하였으며 예행연습도 실시하였다. 예장 절차가 끝나자마자 장생전에서 도제조 이하 낭청의 명단과 員役及工匠等別單을 올렸는데, 도제조는 熟馬, 제조는 半熟馬, 낭청은 兒馬를 각각 1필씩 받았고, 원역과 공장 등은 米布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實入燒火秩과 용환질, 실입질, 工匠秩 등이 수록되어 있다. 內梓室과 외재실 등을 조성할 때 소요된 물종과 물량 및 공급처 등이 쓰여 있고, 장인들의 假家 조성, 재실 移奉 및 발인 때의 소요품, 목수·冶匠·磨造匠 등의 명단을 비롯하여 의궤를 제작할 때에 필요한 菊花橦·白紙·黃筆·眞墨 등의 필기도구까지도 기재되어 있다.

조선에서는 왕과 왕후가 승하하면 약 5개월 동안의 國葬을 거행하였고, 왕세자와 왕세자빈은 약 3개월에 걸쳐 예장을 치렀다. 왕세손에 대한 예장은 매우 드문 경우로 본 자료에서는 영조 대 왕세손의 예장 과정에 대해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재실과 외재실을 새로 조성하고 가칠, 結裹하는 과정과 각 단계에 필요한 물품과 물량 등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자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