表紙書名은 ‘淑昌宮喪葬日記’이며 卷首題는 ‘淑昌宮喪草日記’이다. 연두색 표지 우측에 ‘己亥五月初七日’이라고 필사하였는데 기해년은 1779년이다. 본문은 無界, 無郭의 백지에 필사하였으며, 한 면에는 8행으로 작성하였으나 한 행의 字數는 일정하지 않다. 인장은 날인되어 있지 않다.

인숙원빈의 본관은 豊山, 호조참판 洪樂春(1724~?)의 딸이며 洪國榮(1748~1781)의 누이동생이다. 1778년(정조 2) 6월 13세의 어린 나이로 입궁하여 元嬪의 작호와 淑昌宮의 궁호를 받았으나 이듬해 5월 사망했다. 시호는 ‘仁淑’, 宮號는 ‘孝徽’이다. 원빈의 무덤은 仁明園이라는 원호를 받았으나 ‘仁明’이라는 명칭은 文定王后의 휘호를 범하였고, ‘園’은 후사가 없는 후궁에 대한 지나친 존중이란 비판을 받게 되어, 후에 ‘墓’로 낮추었다.

이 일기의 표제는 ‘淑昌宮喪葬日記’로, 원빈의 국휼과 관련하여 작성되었던 예조의 單子·甘結·節目 등의 문서를 비롯하여 啓下를 받은 안건의 일지가 날짜별로 기록되어 있다. 원빈은 1779년 5월 7일에 昌德宮 養心閤에서 丑時에 薨逝하여, 예조에서 대전·왕비대전·혜경궁·중궁전에 대한 상례의 의절을 마련할 것을 아뢰었다. 神主의 바깥 면에는 ‘仁淑元嬪神主’라 쓰고, 䧟中에는 ‘朝鮮國仁淑元嬪洪氏神主’라 쓰도록 하고, 9일에 爲善堂에서 神主를 조성하여 봉안하게 하며, 宮號는‘孝徽’, 園號는‘仁明’으로 낙점하였다. 返虞를 마친 후에 수행 관원들에게 加資, 米布 등으로 포상하였다. 魂帛은 五虞祭를 마친 뒤 園所에 埋安토록 하여 7월 10일에 예조판서 鄭光漢이 혼백을 원소에 移安하였다.

『仁淑元嬪宮禮葬儀軌』, 『仁淑元嬪行狀』과 함께 후궁의 상장례에 대한 기록이라는 점에서 조선시대 후궁 연구에 중요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