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장황은 진갈색의 綿布로 하였다. 붉은색에 가까운 綿布였던 것으로 보이나 외부적인 원인으로 색이 변한 것으로 보인다. 우측에는 ‘乾隆五十五年八月日’이라는 墨書가 있다. 놋쇠와 菊花銅을 사용하여 장정하였다. 본문은 四周雙邊 朱絲欄에 15行 50字로 正書하였다. 본문의 종이는 두꺼운 壯紙를 사용하였다.

1790년 6월에 출생한 원자의 태를 안장하는 과정을 기록한 것으로, 당시 원자는 정조와 綏嬪 朴氏 사이에서 태어난 후일의 純祖를 말한다. 조선 왕실에서는 원자의 출산에 즈음해 産室廳을 설치하고, 원자가 태어난 胎盤을 거두어 洗胎를 하여 궁궐에 보관한 뒤에 약 5개월여가 지나 태실에 안장하였다. 이 과정에서 안태를 위한 吉日과 吉地가 결정되고 이를 주관할 安胎使가 차출되었으며, 소요되는 물품 등에 대한 조달이 이루어졌다.

본서는 6월 24일 장태 길일을 정하라고 하면서 민폐가 없도록 節省에 힘쓰라는 정조의 전교로부터 시작된다. 이어 같은 날 관상감에서 길지로 原春道 홍천 북면의 文巖山 아래와 충청도 보은현 속리산 아래, 음성현 방축동 등 3곳의 후보지를 보고하고 간심하겠다고 하면서 간심과 관련한 사목과 「安胎時所入笏記」라 하여 안태 과정에서 필요한 물목과 인원에 대해 보고하였다. 이때 정조는 다시 한 번 민폐가 되지 않도록 할 것을 강조하였다. 당일 속리산 아래로 결정되었으며, 이조에서는 안태사 차출을 위한 망단자를 보고하였다. 또한 의식의 吉時가 정해졌으며, 樓子나 丹木漆櫃 등 소용 물품이나 인원 차출을 위해 경기와 충청 감영에 이문하도록 하였다. 관상감에서는 또한 「別祿笏記書下條件」을 올려 石物의 조달이나 역군의 차출, 안태사와 종사관, 감역관, 陪胎官의 차출 등을 보고하였다. 이어 「告后土祭祝文」과 「胎神安慰祭祝文」, 「謝后土祭祝文」과 함께 의식의 거행 순서를 정리한 「行祭儀」를 수록하였다. 마지막으로 告后土祭 등에 필요한 陳設圖를 수록한 뒤에 안태 의식에 참여했단 差使員인 보은현감 金載翼, 충청도 관찰사 鄭存中, 陪胎官兼傳香官奏時官인 趙憲澤, 안태사인 吳載純 등의 명단을 수록하였다.

조선 후기 왕실의 안태 의식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로, 태실의 선정 과정이나 안태 과정에 대한 이해를 구할 수 있다. 한편 장서각에는 동명의 책(K2-2909)이 소장되어 있다. 다만 K2-2908은 어람용으로 추정되며, K2-2909는 분상용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순조의 태실과 관련해서는 국왕 즉위 후 태실을 加封하는 과정을 담은 『純祖胎室石欄干造排儀軌』(奎13968)가 있어 참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