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장황은 무늬가 없는 붉은색 종이로 하였다. 표지의 우측에는 ‘光緖十六年庚寅二月日’이라는 墨書가 있다. 책차는 ‘全’이다. 본문은 四周單邊에 上二葉花紋魚尾인 木板 印札空冊紙에 12行 24字로 기록하였다. 뒤표지 이면에 ‘大正八年二月日改修’라는 개장 기록이 있다. 目錄이 있는 제1면에 ‘李王家圖書之章’과 ‘茂朱赤裳山史庫所藏 朝鮮總督府寄贈本’이 날인되어 있으며 본문에 ‘奉使之印’이 날인되어 있다.

본서에 따르면, 1889년(고종 26) 11월 고종은 내년(1890)에 60세가 되는 왕대비(효정왕후)에게 경하의 존호를 올리기 위해 가상존호도감을 설치하였다. 이에 왕세자(후의 순종)가 고종과 명성왕후에게도 존호를 올리기를 청하였고, 결국 1888년(고종 25)의 전례에 따라 대왕대비(신정왕후)까지 존호를 함께 가상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때의 존호 가상으로 고종에게는 ‘堯峻舜徽 禹謨湯敬’, 신정왕후에게는 ‘熙祥’, 효정왕후에게는 ‘粹顯’, 명성왕후에게는 ‘正化’의 존호가 더해졌다. 1890년 2월 11일 거행된 존호 가상 의식에서 신정왕후와 효정왕후의 冊寶는 고종이 직접 올렸고, 고종과 명성왕후의 책보는 왕세자가 올렸다.

본서의 첫머리에는 의궤 전체의 목차를 정리한 「目錄」이 실려 있으며, 이어 時日·座目·承傳·財用·甘結·移文·來關·禮關·儀註·賞典·儀軌事目·一房儀軌·二房儀軌·三房儀軌·別工作儀軌의 순으로 정리되어 있다.

「시일」에는 1889년 12월부터 1890년 2월까지의 행사 진행 과정이 간략히 정리되어 있다. 「좌목」은 존호도감 관원들의 명단으로, 총책임자인 都提調에는 金炳始가, 提調에는 閔泳商·尹榮信·韓章錫 등이 임명되었다. 「승전」은 행사와 관련하여 왕에게 올린 疏·啓와 그에 대한 왕의 批答·傳敎 등을 기록한 것이고, 「재용」은 행사 진행에 소요된 물자와 비용을 정리한 것이다. 「감결」·「이문」·「내관」·「예관」 등에는 행사와 관련하여 존호도감과 각 관서 간에 주고받은 공문서의 내용이 실려 있고, 「의주」에는 존호 가상의 각종 의식의 내용이 수록되어 있으며, 「상전」에는 행사 종료 후 담당자들에게 포상한 내역이 기록되어 있다. 「의궤사목」에는 본 의궤의 편찬 과정이 정리되어 있는데, 본 의궤는 1890년 2월 12일에 편찬을 시작하여 1891년 9월 11일에 완성되었다. 총 8건이 제작되어 규장각[御覽用]·시강원[禮覽用]·춘추관·예조·정족산·태백산·오대산·적상산 사고에 분상됐는데, 장서각 소장본은 적상산 사고에서 보관했던 책이다.

일방의궤·이방의궤·삼방의궤와 별공작의궤 등에는 도청의 예하 기구인 일방·이방·삼방 및 별공작의 업무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일방은 玉冊 및 그와 관련된 물품들과 班次圖 등을 제작하였고, 이방은 金寶 및 관련 물품들을 제작하였다. 삼방은 각종 儀仗物과 가마, 樂章文·致詞·箋文 등을 준비했으며, 별공작은 각 방에서 필요로 하는 물품들을 제작·조달하였다. 각 방 의궤에는 각 방의 소속 관원·서리·匠人의 명단, 업무 수행과 관련하여 타 관서와 주고받은 공문서, 경비 사용 내역, 각종 물품의 목록, 반차도와 圖說, 악장문 등이 수록되어 있다.

19세기 말 조선 왕실의 존호 가상 의식에 대한 기록으로, 조선 왕실의 의례와 문화 연구에 많은 도움이 되며, 또 당시의 경제·사회·생활의 실상을 보여주는 많은 정보들을 수록하고 있어서 다양한 분양의 연구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는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