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장황은 무늬가 없는 붉은색 종이로 하였다. 표지의 우측에는 ‘光緖十四年戊子三月日’이라는 墨書가 있다. 책차는 ‘全’이다. 본문은 四周單邊에 上二葉花紋魚尾인 木板 印札空冊紙에 12行 24字로 기록하였다. 뒤표지 이면에 ‘大正八年二月日改修’라는 개장 기록이 있다. 目錄이 있는 제1면에 ‘李王家圖書之章’과 ‘茂朱赤裳山史庫所藏 朝鮮總督府寄贈本’이 날인되어 있으며 본문에 ‘奉使之印’이 날인되어 있다.

본서에 따르면, 1888년 1월에 신정왕후의 望九(81세)를 경하하는 의미에서 고종이 신정왕후에게 존호를 올렸는데, 이에 세자(훗날의 순종)가 고종과 명성왕후에게도 존호를 올리기를 청하였다. 고종의 거듭된 거절에도 불구하고 세자와 대신들의 요청이 계속되자, 결국 영조 대의 선례를 따라 고종과 명성왕후뿐만 아니라 대왕대비(신정왕후)와 왕대비(효정왕후)에게도 존호를 함께 가상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때의 존호 가상을 통해 고종에게는 ‘正聖光義 明功大德’, 신정왕후에게는 ‘昌福’, 효정왕후에게는 ‘莊昭’, 명성왕후에게는 ‘元聖’의 존호가 더해졌다. 1888년 3월 13일에 거행된 존호 가상 의식에서 고종과 명성왕후의 冊寶는 왕세자가 올렸고, 대왕대비와 왕대비의 책보는 고종이 직접 올렸다.

본서의 첫머리에는 의궤 전체의 목차를 정리한 「目錄」이 실려 있다. 본문은 내용상 都廳 의궤와 各房 의궤로 나누어지는데, 時日·座目·承傳·財用·甘結·移文·來關·禮關·儀註·賞典·儀軌事目 등의 항목은 도청 의궤에 해당하며, 각 방 의궤는 一房儀軌·二房儀軌·三房儀軌·別工作儀軌 등을 가리킨다.

「시일」은 행사 진행 과정을 시간순으로 간략히 정리한 것이며, 「좌목」은 존호도감 관원의 명단이다. 이에 따르면, 도감의 총책임자인 都提調에는 金炳始가, 提調에는 鄭範朝·李喬翼·閔泳煥 등이 임명되었다. 「승전」은 행사와 관련하여 왕에게 올린 각종 보고 및 그에 대한 왕의 批答·傳敎 등을 기록한 것이며, 「재용」은 행사에 소요된 각종 물자와 비용 등을 정리한 것이다. 「감결」·「이문」·「내관」·「예관」 등에는 행사와 관련하여 존호도감과 각 관서 간에 주고받은 공문서의 내용이 실려 있고, 「의주」에는 존호 가상의 각종 의식의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상전」에는 행사 종료 후 담당자들에게 포상한 내역이 기록되어 있고, 「의궤사목」에는 본 의궤의 편찬 과정이 정리되어 있다. 이에 따르면, 본 의궤는 총 8건이 제작되어 규장각[御覽用]·시강원[禮覽用]·춘추관·예조·정족산·태백산·오대산·적상산 사고에 분상되었다. 장서각 소장본은 적상산 사고에서 보관했던 책이다.

다음으로, 일방·이방·삼방과 별공작은 도청의 예하 기구로서, 행사 준비의 실무를 분담하였다. 일방은 玉冊 및 그와 관련된 물품들과 班次圖 등을 제작하였고, 이방은 金寶 및 관련 물품들을 제작하였다. 삼방은 각종 儀仗物과 가마, 樂章文·致詞·箋文 등을 준비했으며, 별공작은 각 방에서 필요로 하는 물품들을 제작·조달하였다. 각 방 의궤에는 각 방별로 소속 관원·서리·장인의 명단, 업무 수행과 관련하여 타 관서와 주고받은 공문서, 경비 사용 내역, 각종 물품의 목록, 반차도와 圖說, 악장문 등이 수록되어 있다.

19세기 존호 가상 의식의 전반적인 절차에 대해 상세히 보여주는 자료로, 조선 후기 왕실 의례와 문화를 연구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또, 당시의 경제·사회 및 일상생활 등에 관한 많은 정보들을 담고 있어서 다양한 분야의 연구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