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서명과 서근제가 ‘聽政日記’이다. 서명은 표지 서명을 따랐다. 표지 장황은 황갈색 종이에 斜格卍字 문양이 있다. 책차는 ‘全’으로 표기하였다. 본문은 四周雙邊에 上下內向三葉花紋魚尾인 木板 印札空冊紙에 8行 21字로 墨書하였다. 권수에 ‘奉謨堂印’이 날인되어 있다.

본서에는 1765년과 1767~1768년, 1771~1775년에 정조가 올린 상소 내용과 그에 대한 영조의 비답이 날짜순으로 정리되어 있다. 干支와 월·일로 날짜를 표시한 다음 상소와 비답의 내용을 기록했으며, 날짜 아래에는 ‘請進宴疏’ 등과 같이 상소의 요지를 부기하였다.

본서에 수록된 상소와 비답 중 주요 내용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1765년 9~10월에 정조는 영조의 望八(71세)을 축하하는 進宴의 실시를 청하는 상소를 올렸다. 당초 영조는 진연 실시를 허락하지 않았다가 정조의 다섯 번째 상소를 받은 후 진연을 허락하였다. 1767년(영조 43) 3월에 정조는 영조에게 建功湯을 들 것을 청하는 상소를 두 차례 올렸다. 또 같은 해 7월에는 영조의 병이 쾌유된 것을 경하하는 진연을 올릴 것을 청했으나, 영조가 허락하지 않았다. 1768년(영조 44) 11월 영조가 내년까지 撤樂하겠다는 傳敎를 내리자 정조는 이의 철회를 요청하는 상소를 올렸고, 영조가 이를 수용하였다. 1771년(영조 47) 4월에는 정조가 養老宴 실시를 청하는 상소를 올렸으나 영조가 허락하지 않았다. 1772년(영조 48) 9월 영조의 彰義宮 행차에 수행한 정조는 영조가 世弟로 책봉된 지 50년이 된 것을 기념하는 의식의 거행을 구두로 청했고, 영조는 이를 승지에게 지시하여 보고하도록 했다. 1773년(영조 49) 2월에는 영조가 80세가 된 것을 축하하는 진연 시행을 요청하여 영조의 윤허를 받았다. 1774년(영조 50) 9월에는 영조의 재위 50년을 축하하는 의식의 거행을 건의하자, 영조는 進賀만 허락하고 進饌은 불허하였다. 1775년 9월에 정조는 영조의 誕日을 축하하는 進賀 거행을 청하는 상소를 두 차례 올려 영조의 윤허를 받았다. 본서에 실린 정조의 상소는 거의 대부분 영조 개인에 대한 진연·진하 거행을 요청하는 내용이다.

영조 대 말 10년 동안 영조와 정조 두 사람의 관계 및 이와 관련된 정치적 동향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