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서명은 ‘嘉禮都監儀軌’이다. 표지의 우측에는 ‘嘉慶七年壬戌十月日 純祖二年’이라 기록되어 있다. 서근제는 ‘嘉禮都監儀軌’이다. 본문의 제1면 우측 상단에는 ‘李王家圖書之章’, 우측 하단에는 ‘茂朱赤裳山史庫所藏 朝鮮總督府寄贈本’이라는 인장이 날인되어 있다. 본문은 12행의 흑색 인찰 공책지에 필사되어 있다. 제2책의 권말에는 揷圖가 수록되어 있다. 뒤표지 이면에는 ‘大正八年一月日改修’라 기재되어 있다.

본서는 본문 첫 장에 ‘嘉禮都監儀軌目錄’ 다음 座目·擧行日記·傳敎·移文·來關·禮關·甘結·米布式·賞典·一房·二房·三房·別工作·修理所가 적혀 있다. 당시 都提調는 우의정 徐龍輔, 제조는 예조 판서 李晩秀·호조 판서 趙鎭寬(중도에 遞差됨)·공조 판서 閔台爀(중도에 減下함)·이조 판서 徐邁修·호조 판서 李書九였다.

「거행일기」에는 행사 절차에 따른 핵심 내용들이 날짜별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는데, 1800년 2월 26일 午時에 初揀擇, 같은 해 윤4월 9일 卯時에 재간택, 1802년 9월 6일 辰時에 삼간택, 같은 날 申時에 別宮에 나감, 10월 13일 午時에 冊妃, 같은 달 17일 오시에 왕대비전에 朝見禮 등이 기록되어 있다. 「전교질」은 당시 정조가 1800년 1월 1일에 “元日에 廟·殿·宮에 拜禮를 드리고 元子의 세자 책봉과 冠禮 및 嘉禮할 연유를 직접 고할 것이니, 예조로 하여금 吉日을 택하게 하라.”는 전교를 함께 내리는 기록으로부터 시작한다. 「상전」을 통해 살펴보면 納采·納徵·告期·冊禮時의 正使는 좌의정 李時秀, 副使는 한성부 판윤 李敬一임을 알 수 있다.

「儀軌事目」에서는 의궤의 제작 건수와 分上處를 명시하고 있는데, “의궤 6건 가운데 奎章閣에 1건, 나머지는 禮曹·鼎足山城·五臺山·太白山·赤裳山城 등처에 나누어 둔다.”라고 하여, 그 이전의 의궤에서 ‘御覽’이라고 한 대신 ‘규장각’으로, 또 ‘江華府’ 대신 ‘정족산성’으로 기록한 것은 본 의궤의 특징 중 하나이다.

본문 말미에는 52면의 彩色 班次圖가 실려 있는데, 16명이 메는 왕의 輦 뒤로 承旨와 史官 줄 다음 奎章閣臣 2명이 한 줄을 이루고 있는 것은 이전 가례의궤에서는 볼 수 없는 이채로운 점이다.

조선 후기 왕실 혼례에 들어간 물자와 진행 절차 등이 소상히 기록되어 당시 국가의 재정 상황 및 行禮 과정의 연구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채색화로 된 반차도는 당시의 복식과 儀仗 수준을 알려 주는 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