表紙書名, 書根題는 모두 ‘日記’이다. 구 표지가 남아 있는데, 제1책의 구 표지에는 ‘日記’라는 서명과 함께 우측 상단에 ‘德壽宮贊侍室’, ‘大正六年一月’이 표기되어 있다. 각 책 제1면 우측 상단에는 ‘奉謨堂印’이, 우측 하단에는 검사자의 것으로 보이는 원형 인장 두 개가 날인되어 있다. 본문은 판하구에 ‘李王職’이 인쇄된 주색 이왕직 인찰공책지에 작성되었는데 반복되는 부분은 등사하고, 나머지 부분은 필사하였다. 국한문 혼용으로 작성된 부분도 있으며, 서미에 인장이 날인되어 있거나 서각에 주색 첨지가 부착되어 있는 부분이 있다.

1917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덕수궁 찬시실의 찬시들이 근무하면서 고종의 일상과 왕실의 행사를 시간별로 정리 기술한 일기이다. 고종의 기상과 취침 및 수라 준비, 궁궐 내 난방 시각, 왕실 제사의 준행 과정, 내방객의 명단 등 덕수궁의 하루가 24시간 체제로 기술되었다. 특히 순종이 1917년 6월 일본 동경을 방문한 여정과 진행 과정이 기재되어 있는 것이 주목된다.

1917년 덕수궁에 기거하던 고종의 일상과 왕실 의례 및 생활을 살필 수 있는 자료이다. 고종 이외에 순종과 왕족들의 일상도 언급되었다. 특히 고종의 생활이 일자별, 시간별로 상세하게 구분되어 관리되고 있어서, 찬시들의 근무 형태와 덕수궁의 하루 일상도 볼 수 있는 유일본 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