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표지와 본문 사이에 있는 隔紙에 표지와 같은 기록이 墨書되어 있다. 본문은 10行 20字로 上下向黑魚尾의 李王職 印札空冊紙에 筆寫되어 있다. 書眉에는 張次가 朱書되어 있는데 ‘園幾’로 표시하였다.

1911년 7월 20일 고종의 후궁이자 영친왕의 생모인 순헌귀비 엄씨가 향년 58세로 덕수궁 즉조당에서 서거하였다. 순헌귀비 엄씨의 묘는 조선 후기에 성립된 왕실의 능원묘 제도에 의거하여 園으로 조성되었다. 시호는 ‘순헌’이고, 원호는 ‘영휘’이다. 순헌귀비의 상·장례는 일제강점기 왕실의 업무를 담당하였던 이왕직 산하에 禮葬所를 설치하여 치러졌다.

순헌귀비 엄씨(1854~1911)는 嚴鎭三의 딸로, 1859년(철종 10) 6세의 나이에 입궁하여, 1897년(광무 원년) 李垠을 낳고 貴人에 봉해졌다. 1900년(광무 4)에 淳嬪에 봉해지고, ‘慶善’이라는 궁호를 받았다. 1901년(광무 5) 淳妃로 進封되었다가 1903년(광무 7) 皇貴妃로 책봉되었다.

순헌귀비 엄씨의 장례를 마친 후에 각각 『예장의궤』, 『빈궁혼궁의궤』, 『순헌귀비원소의궤』를 작성하였다. 이 가운데 『순헌귀비원소의궤』는 순헌귀비의 원소인 영휘원을 지금의 서울 청량리동(당시 홍릉 근처)에 조성한 과정을 기록한 의궤이다.

당시 영휘원을 조성하는 일의 총책임을 맡은 主務는 일본인 무라카미 류키치(村上龍佶)이며, 助務는 劉海鐘, 李容復, 沈宜碩이 담당하였다. 의궤의 편찬은 편찬위원회에서 담당하였으며, 편찬위원장은 당시 이왕직장관 남작 韓昌洙였고, 편찬부위원장은 掌侍司長 남작 李恒九였다. 편찬원으로 囑託인 나리타 세키나이(成田碩內)를 비롯한 屬의 직위에 일본인 3명이 포함되어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책의 목록은 다음과 같다. 時日, 座目, 下敎及上啓, 園上閣, 隧道閣, 鉤棒機, 別轆轤, 天中鐵, 輸轝平床, 貼木, 槊木, 丁字閣內排設, 神御平床, 欑室, 回南首平床, 輸轝排設, 吉幄宮, 園所裁穴封標時所入, 甕家隧道閣穿·壙成墳時所入, 園上石儀, 丁字閣, 碑閣, 齋室以下各處所間架圖, 附 諸尺, 儀軌編纂. 그러나 실제 내용은 欑室의 일부까지만 기록하고 있다.

현재 장서각에 2건이 소장되어 있다. 『순헌귀비원소의궤』(藏 K2-2341)는 1책이고, 壯紙에 작성한 정서본인 반면, 이 책은 일제강점기 이왕직에서 정서본을 작성하기 이전에 작성한 판본이다. 1책이고, ‘이왕직’이라는 판심이 찍혀있는 용지에 기록하였으며, 각 면마다 두주 형식으로 ‘園 一’, ‘園 二’이라 적어 나가며 ‘園 三十六’까지 적고 있다. 또한 『순헌귀비원소의궤』(K2-2341)와 동일한 내용을 담고 있으나 ‘찬실’ 항목의 일부까지만 기록하고 있는 점과 채색도가 있어야 하는 자리에 두주 형식으로 ‘有圖’라고 적고, 여백으로 남겨 두고 있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이왕직 용지에서 필사한 『순명효황후천봉주감의궤』(K2-2338)와 동일한 작성 방식을 취하고 있어 참고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