表紙書名 옆에 ‘依庚寅年謄錄’이라고 기록된 籤紙가 붙어 있다. 앞표지 우측에는 ‘丁酉(1897)十月二十八日爲始(光武元年)’라는 기록이 있다. 본문은 朱印한 印札空冊紙에 10行 字數不定으로 筆寫되어 있다. 이 인찰공책지의 板上口에는 ‘宮內會計員’이, 板下口에는 ‘第道’가 새겨져 있다.

표제는 왼편에 ‘山陵享需冊’이라 적고, 바로 옆에 띠지를 붙여 작은 글씨로 ‘依庚寅年謄錄’이라 적고 있다. 여기서 경인년은 1890년(고종 27) 神貞王后 조씨(1808~1890)가 승하한 해로, 신정왕후 조씨의 예에 의거하여 작성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오른편에 ‘丁酉十月二十八日爲始’라 적고, 바로 밑에 ‘光武元年’이라고 부기하였다. 따라서 산릉은 명성황후의 능인 홍릉을 지칭한다. 명성황후 민씨는 1895년(고종 32) 10월 8일 경복궁 곤녕합에서 일본인에 의해 시해당하였다. 명성황후의 국장은 이례적으로 서거한 지 2년 2개월 만에 치러졌다. 1897년 10월 13일 대한제국이 선포되고, 명성왕후가 명성황후로 추존된 이후에 장례를 치른 것이다. 1897년 11월 21일 발인하여 그다음 날인 22일 홍릉에 안장되었다. 이 책은 명성황후의 능인 홍릉을 조성한 직후부터 행해진 조석상식제와 주다례, 산신제 등에 필요한 제물의 器數와 재료의 종류와 양, 그리고 이에 소용되는 비용을 상세히 기록한 것이다. 분홍색 인찰선이 그려진 ‘宮內會計院’에서 사용하는 종이에 기록한 것으로 궁내부회계원에서 작성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山陵朝夕上食祭物器數, 寢殿朝夕上食湯色擧行, 山神祭, 山神祭朝夕上食, 寢殿晝茶禮木麥色及面色擧行, 別司饔及果色擧行, 茶色擧行, 山神祭晝茶禮, 守僕每日擧行, 朔望別茶禮時. 명성황후의 산릉에서 행해진 제사를 위해 1년 동안 소용되는 비용의 총액은 5만 9천 2십 6냥 4전 4분이라고 맨 마지막에 기록하였다.

19세기 말에 산릉에서 실제 행해진 제사의 종류와 제수의 기수 및 종류, 비용 등을 이해하는 데 유용하다.